GATT 총회를 앞두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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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세계무역에 새로운 전기를 이룩할지도 모를 중대한 국제회의인 GATT(관세 무역 일반협정) 총회를 불과 한달 앞두고 있다.
일본 동경에서 9월 12일부터 2주일간 예정으로 열릴 이 총회는 세계무역 및 국제통화에 관련된 전반적인 문제가 열띠게 토의되어 어쩌면 중대한 결의가 이루어지거나 방향이 제시될지도 모른다.
같은 9월에 「아프리카」의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IMF(국제통화기금)총회와 더불어 세계경제상 금년도의 가장 중요한 국제회담임은 말할 필요도 없으며 70년대 세계무역의 향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될 것으로 내다보인다. 이에 우리로서도 이 회의를 예의 주시하여 80년대의 백억 불 수출목표 달성과 관련, 합리적이고 공평한 교섭이 이루어지도록 강력한 경제외교를 벌일 방침으로 있다.
GATT총회가 시기적으로 지니는 중요성을 감안하여 미국과 일본 및 확대 EC를 중심으로 한 서구제국 등 주요국가들은 작년 말부터 이미 이번 합의에 대처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으며 EC(구주공동체) 같은 「블록」은 그들대로 공동대책을 마련, 회원 각국대표가 아닌 EC대표를 파견키로 되어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는 이번 회의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고 일본 등에 대한 무역수지 개선 압력을 가하기 위하여 현재 국회에서 심의중인 「무역개혁법안」의 제출 및 하원 통과 시기를 GATT총회시기에 맞추고 일부 원자재 수출통제를 단행하여 미국의 위력을 과시하고있을 정도로 이번 총회에 대한 관심이 큰데 여기에서 토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과제는 다음과 같다.
①합리적인 무역체제 확립을 통한 통화문제 해결(미국의 주장) ②통화 질서의 안정을 통한 무역문제의 해결(EC의 주장) ③신 국제「라운드」를 위한 다자간 협상 ④남북무역 및 동서무역 진흥방안 ⑤EC의 농산물 보호정책 ⑥확대 EC에 따르는 통상보상 문제 ⑦미국의 통상개혁법 ⑧각국의 무역 및 국제수지 개선을 위한 협조방안 ⑨개발도상국가의 무역진흥을 위한 일반 특혜관세 문제 ⑩자원개발 확대와 자원 「내셔널리즘」문제 ⑪다국적 기업 ⑫기타 국제 무역상의 관세·비관세장벽 제거 문제 등.
이상에서 본바와 같이 실로 국제 무역상 중요문제는 전부 망라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토의 결정되는 내용은 모두가 각국의 무역에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있기 때문에 모든 나라가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래서 이번 회의가 너무도 중요하고 특히 세계무역의 양대 「자이언트」(거인)라고 볼 수 있는 미국과 EC간에 이해관계가 지면으로 상반 대립되고 있고 남북제국 및 동서국가 그리고 명국간의 이해가 대립되기 때문에 과연 소정의 회기에 이런 중차대한 문제들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데 기대와 회의가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강력한 경제외교정책 목표를 실현하기 위하여 이미 관계부처 실무자로 대책반을 구성, 철저한 사전 대비책을 강구하여(그것은 이 회의가 우리의 수출증대와 직결되는 중요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제 분야별로 만전의 방안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제반 행동적인 경제외교의 전개가 소망된다.
이번 회의는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유능한 「매머드」대표단으로 참가하는 만큼 개별 국가의 이익추구가 어려울수록 이해관계가 상통하는 국가간에 사전 또는 현지 막후교섭을 통한 「그룹」이 형성되어 상호접촉 및 토의가 이루어질 공산이 크므로 이점에 대해서도 충분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회의가 열리는 일본과 우리의 무역은 양국교역 역량에 미달되는 실적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우리의 수출을 저해하는 상당한 관세·비관세장벽을 설정하고 있어 국제 이목의 환시리에 이를 합리적이고 공평하게 제거하도록 하는데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므로 이번 총회의 성과를 크게 기대해 보고 싶다.
안광호<대한 무역진흥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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