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남성해방 도와주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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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여성해방을 표방하는 잡지 『미즈』의 판매붓수가 날로 증가하고 세계의 여성해방운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단합대회를 갖는등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를듯 드높아가고있는 여성해방운동의 물결속에서여성 해방이 아니라 오히려 남성해방을 부르짖는 이색적인 여성들이 있다.
최근 「워싱턴」의 「쇼험·호텔」에서 제2차연차대회를 가진 전국 흑인여성정치지도자 협의회가 바로 화제의 대상이다.
2년전 미전국 각주로부터의 30대 중산층 흑인여성대표 50명이 모여 결성한 이 협의회는 『우리들의 흑인남성을 도와주자』는 것을 그 취지로하고있다.
『백인여성들은 여성해방이라는 말을 쉽게 할수 있을지 모르나 우리로서는 그런 말이 우리의 흑인남성들에 대해 송구스러움올 느끼게 하는 말이다』-고 이모임의 여성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실제로 미국사회에서 흑인여성은 흑인남성보다 나은 대우를 받고 있다.
대부분의 흑인남성들은 한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3∼5가지의 직업을 한꺼번에 갖고 일해야하며 또한 그런 직업을 구하기도 몹시 힘든데 반해 흑인여성은 한가지 직업만을 가져도 비교적 보수가 높으며 또 직업을 구하기도 남성보다는 쉬운편이다.
그래서 이들『곤란을 당하고있는 남성들』이 『사회에서 정당한 위치를 갖고 권리를 쟁취하도록하기위하여』 흑인여성들이 발벗고 나서게 된것이다.
이들은『첫째로 인종차별주의, 그리고 나서 남녀차별주의를 다루자』는목표를 갖고있다.
이번 모임에서 이들은 그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면서 『우리들은 무엇보다 흑인이고 그리고 모두들 흑인남성의 아내다』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누구도 남성을 「메일·쇼비니스트」라고하지 않았고 여성해방을 거론하지도 않았다. 다만 이 협의회의 회장인 「캐럴·페인」여사가 『우리는 지금 백인여성들의 여성해방운동에 횝쓸릴 계제가 아니다』고 한마디했을 정도이다.
이모임에 「업저버」로 참가했던 한 백인 여성해방운동가 「조앤·윌슨」여사는 시종 침묵을 지키고 있다가 나중에 회의장을 나오며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어느의미에서 그들은 우리들 백인여성해방 운동자들 보다 한발 앞서 있군요. 결국 우리드 우리의 목표가 달성되면 남성을 도우려할 것이니까요.』【EPS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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