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기상이변 속 한반도 한증 한달-전례 없던 혹서에 시달리는 동서의 기상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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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기상 이변이다. 30도 이상의 더위가 거의 한 달째 계속이다.
올 여름 더위는 비단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극동 지방은 물론 동남아 각 지역, 남미 여러 나라 등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중앙관상대 당국의 설명이다. 세계적 인기상 이변이라는 것이다.
「사하라」사막 남부지방에서는 60년래의 가뭄에 섭씨 50도의 살인적인 더위가 휩쓸어 주변 6개 국가에서 가축 1천2백마리가 목타죽고 6백만 주민이 고통을 받고 있다.
또 지난 23, 24일 이틀동안 「아테네」의 「피라에우스」는 40도의 무더위가 1주일 째 계속 돼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중앙관상대 연구조사부장 서상문씨는 금세기 들어 갖가지 일어나고 있는 이상기후의 한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그것도 정상적인 기후변동은 아랑곳없이 고위도지방에선 무서운 혹한에 냉해를 입히고, 온대지방 이남아열대·열대지방에선 혹서와 가뭄이 덮치고 있다는 것이다.
관상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여름철 기후를 결정하는 것은 북태평양 고기압. 일본 남부·동지나해·중국 양자강근처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북상, 신축성을 갖고 우리나라를 오르내릴 땐 바람도 불고 비도 내린다. 그러나 예년의 예로 보아 1월이면 벌써 태풍이 발생하여 서서히 북진하는데 올해는 7월 들어 태풍 1호가 발생할 정도로 늦었다.
이 때문에 7월 초순이 일찍 무더웠고 7월10일 이후로는 일본과 「시베리아」를 연결하는 대기권에 「고기압 언덕」 (「블로킹」현상이)생겨 이 「기압언덕」이 공기 벽을 이루고 허물어지지 않아 시원하고 비를 실은 서쪽(동지나해·서해) 기류가 진출을 않고 멈추었다는 것이다.
관상대는 이 「기압의 언덕」이 예년의 예로 보아 길어서 10일 이내에 허물어졌으나 올해는 20일째 계속되고 있다는 것.
이 「기압언던」이 허물어져야 바람이 불고 비가 오며 기온도 내려가는데 28일 현재 아직도 변동의 기미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서울지방의 7월 평균 최고기온은 30도 이상 된 날이 7일밖에 안 되는데 올해는 7월들어 1, 2, 4, 13, 19, 21일 등 7일동안만 오히려 30도 이하일 뿐 27일 현재 내리 20일간 30도 이상의 무더위를 보이고 있다.
또 대구지방에서 35도 이상의 기온이 지속된 것은 64년7월25일부터 28일까지, 68년의 7월 22일부터 26일까지, 72년의 7월30일과 31일 등 3번뿐이었으나 올해는 7월중에만도 10일부터 13일까지, 16일부터 20일까지, 23일부터 28일까지 한해에 35도 이상 지속 일이 3번이나 되고 있다.
기상학자들도 이같은 이상기후의 근본원인은 꼬집어낼 수 없지만 대충 자연적인 것과 인위적인 것 등 두 가지 요인을 지적할 수 있다는 것.
자연적인 것으로 태양활동의 이변, 지구 해륙면의 변화, 공중의 「오존」(O₃)양 변화, 북극 지방의 냉각현상 등이 있고 「에너지」소모에서 나오는 대기오염, 탄산「가스」(CO₂)의 증가, 대기나 해수의 오염, 핵실험 등이다. <남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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