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과 음악치료-정진우씨의 연구논문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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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피아니스트」이며 서울대 음대교수인 정진우씨가 최근 정신과 환자와 음악치료에 관한 색다른 연구논문을 발표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가톨릭」의대에 의학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된 이 논문의 제목은 「일정한 음악에 대한 정신과환자의 정서반응」. 원래 대학에서(서울대 의대) 의학을 전공한 정교수는 오래 전부터 음악심리에 많은 관심을 가져오다 결국 이번에 논문을 쓰게됐다고 말하고있다.
정교수는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정신과환자도 음악에 대한 인지도에 있어 정상인과 큰 차이가 없으며 또 증세에 따라, 음악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앞으로 정신과환자의 치료에 음악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는 지난 70년1월부터 2년 동안 성모병원 신경정신과에 입원한 총 환자 1천4백12명중 연구기준에 적당한 환자 80명(남녀 각40명)을 골라 여러 가지 음악실험을 통해 관찰해 왔다.
이번 연구는 모두 「클래식」음악을 들려주고 그에 대한 환자들의 반응을 관찰하는 것이었는데 「클래식」음악을 이해할 수 있는 연구 대상자를 고르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이 연구 결과 밝혀진 것은 ①정신과환자도 정상인과 큰 차이 없이 음악 자체에 대한 객관적 인지도가 66%나 되었고 ②정신과환자들은 증세 여하에 관계없이 행복감을 주는 음악에 대한 반응이 뚜렷하여 80%의 호감도를 나타냈다. ③정신과환자는 대체적으로 선동적인 음악을 싫어했으며 (68.8%), 특히 불안신경증환자는 더욱 싫어했다. ④정신과환자들은 자신의 임상증세와 반대되는 경향의 음악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예로 우울증환자들은 명랑한 곡을 좋아했고, 향수적인 곡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우울증환자들이 싫어하는 반면 불안신경증환자에서는 그 90%가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⑤정신과환자들은 기괴한 음악에 대해서는 불안감을 가졌다는 점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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