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의 여름방학 두 어머니의 계획|박상숙씨 댁(화곡동 은숙유치원 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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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맏아들 승영이가 지난 봄 화곡초등학교 1학년생이 되었으므로 이번 여름 방학은 우리 집에서 처음 맞는 방학인 셈이다. 아빠(이호준씨)와 나는 그 옛날 우리들의 여름방학을 회상하면서 승영이를 위해 유익한「플랜」을 세워주려고 생각해 왔었다.
승영(8), 승은(7), 승엽(4) 세 아이를 둔 우리는 아이들에게 특별한 조기교육을 시키지는 않았지만 되도록 많은 자연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해 왔었다. 아빠가 아무리 바쁘고 피곤해도 일요일만은 거르지 않고 야외로 나가 도시아이들이 보기 힘든 시냇가의 물고기라든가, 산과 들의 식물, 들과 바위를 보여주면서 함께 자연공부를 하곤 했다.
승영이가 지난 한 학기 동안 학교에 다니면서 얻은 큰 성과는 자신의 소질과 흥미 있는 분야를 어느 정도 뚜렷이 작아내었다는 것이다. 하나는 운동에 소질을 나타내며 운동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갖게 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연히 미술대회에 입상하게 되면서 그림솜씨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소질과 꿈의 방향이 또 달라질지는 모르겠으나 이번 방학동안에는 두 가지 소질을 키워주는데 힘을 쓰려고 생각한다.
마침 승영이 한 반 친구의 이모가 미술을 전공한 분이 있어 가벼운 그림공부를 시키고 있고 운동은 동네친구들과 마음껏 뛰노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세 아이에게 다 무슨 공부를 강요하지는 않겠지만 아이들이 되도록 많은 것을 보고 자신의 흥미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부모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방학에는 서울시내의 고궁과 박물관을 골고루 보여주고 월말에는 친구가족과 설악산에 3, 4일 다녀오려고 한다.
아직도 교과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실정을 보충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생생한 경험을 주는 산 교육이 너무도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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