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연만에 부녀상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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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7세 때 할머니를 따라 창경원 구경을 갔다가 길을 잃어버렸던 박주산양(26· 서울 도봉구 수유동 563의135)이 동양「텔레비전」의 부모 찾아주기 「프로」인 「진선미」시간(매주 금요일 상오 9시50분∼10시20분)에 출연, 19년만에 17일 아버지 박득신씨(54·농업·충남 예산군 응봉면 계정리 189)와 서로 만났다.
○…박양은 19년 전인 54년 봄 고향에서 서울 고모 집에 다니러와 할머니와 함께 창경원에 벚꽃놀이를 갔다가 상춘 인파에 밀려 할머니의 손을 놓친 채 미아가 됐던 것.
길을 잃은 박양은 혼자 울면서 집을 찾아간다고 버스를 타고 가 내린 곳이 현재 양어머니가 된 도봉구 수유동의 연정자씨 집 앞.
아들 둘뿐이고 딸이 없었던 연씨는 집 앞에서 울고 있던 박양을 데려다 친딸처럼 키워왔다.
○…한편 딸을 잃은 아버지 박득신씨는 3년 동안 경찰을 찾아다니며 딸을 찾아 달라고 호소도하고 방송국에 의뢰도 했으나 허탕을 치고 체념하고 있던 중 지난 13일 이웃 김영신씨(42)가 박양이 나온 「텔레비전」을 보고 『한번 알아 보라』고 알려줘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방송국을 찾아 갔다가 어엿한 처녀가 된 딸을 찾게 됐다.
○…박양은 너무 어릴 때 집을 잃어 부모의 이름과 주소조차 몰라 집을 찾아볼 엄두도 못 내고 있었으나 지난해 8월 이용사 김지영씨(28)와 약혼, 곧 결혼을 앞두고 아버지를 만날 길이 없을까 하고 궁리 끝에 동양TV의 「진선미」시간에 출연하게 됐다면서 아버지의 손을 잡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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