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지체구조상의 위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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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제13차 태평양과학총회 제2차 중간회의가 20일부터 25일까지 「괌」도에서 개최된다. 본회의는 75년 「캐나다」의 「밴쿠버」에서 열리게 되는데 이번 중간 회의에서는 75년 본 회의에 대비한 특수문제에 대해 집중토의가 있을 예정이다.
태평양 연안의 여러 나라가 참석해서 과학에 관한 공동관심사를 해결하려는데 이 회의의 목적이 있다.
이번에 취급되는 문제들은 자연보존과 공해에 관한 것들이다. 그중에서도 지구과학분과에서는 판구조론에 관한 토론이 전개될 예정이다. 우리나라 측에서는 자연보존분과에 서울문리대 강영선 교수, 공해분과에 동 이민재 교수가 참여하고 지구과학분과에는 본인이 판구조론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다.
다음은 본인인 제13차 태평양과학총회 제2차 중간회의의 지구과학분과에서 발표할 「한반도의 지체구조상의 위치-판 구조와 관련해선 라는 논문의 요약이다.
이와 똑같은 내용의 학설을 지난 17일 국립건설연구소에서 개최된 국제지구물리학 및 측지학연맹(IUGG)한국위원회 총회에서 발표한 바 있다.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지각은 널판지(판)같이 단단한 20여개의 강체로 되어있어 이것들이 서로 상봉적으로 이동, 부딪치게 되는데 이때 화산과 지진이 생기고 산맥들이 형성된다는 것이 판구조론의 주내용이다. 그렇다면 배달의 보금자리인 한반도는 어떠한가 살펴보자.
한반도는 안정된 동남아세아 대륙「플레이트」(강판)와 활동적인 태평양「플레이트」와의 중간위치에 놓여있어 과거 세 차례에 걸쳐 이 두 「플레이트」가 충돌하여 왔다. 그 결과 육지에는 태백산맥이 생겼고 바다에는 큰 단층과 지진대, 그리고 화산도가 형성되었다. 제주도에서 동래·언양을 연결하는 단층대를 거쳐 울릉도에 이르는 곳에 많은 화산암이 분출하게 된 것도 「아시아」대륙과 태평양 지각이 충돌한 결과로 보인다.
또한 북한의 삼첩기(약2억년전)의 화강암은 일본의 호상열도가 형성될 때 생겨났으며 남한의 백악기(약1억년전)의 화강암은 일본의 외측(태평양측)의 호상열도가 생성될 때 형성된 것이다.
일본의 호상열도들은 사실 옛날에는 한반도에 붙어 있었는데 판위격으로 떨어져 나간 것이 동남쪽으로 표류되어 지금의 위치에 가 있게 되었다. 「아시아」판과 태평양판의 충돌이 점차 멀어짐에 따라 한반도는 안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 충격은 약2억년전에 시작, 약1억년 동안 계속되었고 충격지점의 이동은 1년에 1㎝쯤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5년간 지구과학분야에는 중요한 개념상의 변혁이 있었다. 이른바 판구조론이다. 지각이 여러 개의 강판으로 되어있고 이 강판사이에 상대적인 운동이 일어난다는 이 새로운 학설은 점차 지구물리학자 및 지질학자의 호응을 받게 되었다. 해저의 자력 및 탄성파 탐사의 결과로 이 학설은 완전한 기반을 구축했다.
판구조론은 종전의 대륙 표류설, 또는 대양저의 팽창설과 부합된다. 강판이 움직이는 속도는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1년에 10㎝정도이다. 이 「플레이트」(강판)의 운동과 상호작전에 의해서 각 대륙의 현 위치가 결정된 것이다.
세계의 많은 산맥들이 「플레이트」의 충돌로 형성되었고 모든 지성도 이 때문에 일어났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 「플레이트」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 무엇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상만 서울대 문리대 교수·지질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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