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교육과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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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학교 교육과정 개정시안이 공표되었다. 교육과정이 개편되면 교과서가 바뀌고, 가르치고 배우는 내용이 달라지게 되므로 당연히 일반의 관심을 모으게 된다.
이번 개편은 73학년도부터 시행된 국민교 교육과정개편에 발맞춰 74학년도부터 일부과목별로 시행목표를 잡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현행 중학교 교육과정은 63년2월15일에 공포된 이래 69년과 72년 두 차례에 걸쳐 부분적인 개편은 있었으나 10년만의 전면개편 작업이 되는 셈이다.
우리 나라의 교육과정은 『지식의 양과 과학의 발전은 10년 주기로 배증한다』는 세계적 추세에 따라 개편되어 왔기 때문에 이번 개편이 시기적으로 우선 합당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그러나 공표내용에 따르면 전기한 이유 외에 민족주체의식과 투철한 국가관의 확립 등 지금까지의 이유와는 특이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개정시안의 주요내용은 도덕 및 국사 교과의 신설과 이에 따른 교과목 시간배당의 변경, 그리고 일부 교과목과 1학년시간 배당의 고정 등으로 집약되고 있다.
교과별 기본 개정방향에서 나타나 있듯이 개편의 주안점은 초·고·대와의 일관성 모색, 철저한 국가·민족 의식에 입각한 새로운 가치관 확립, 기초능력의 신장 등이다. 예를 들어 국사에 자유 발전적 사관확립, 사회에 국가 사회적 주요당면문제강조, 외국어에 자주적 태도를 강조하는 내용삽입등이다. 이러한 강조점을 중심으로 개정시안을 검토할 때 몇 가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시간배당 변경에 있어 자국어인 국어를 현행 주당 5∼6시간에서 하한선인 5시간으로 줄인 것과 체육을 3∼4시간에서 3시간으로 하한선을 택한 것, 기술교과(여학생은 가정으로 개칭)를 주당 1∼2시간 줄인 것, 특별활동의 하한선을 2·5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인 것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주체 의식의 제고나 기초체력의 신장, 다양화할 진로에 대비한다는 개정주안점에 벗어난 시간배당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IPU와 WHO등 국제기구에 북한이 정식「멤버」로 가입하는 등 외교활동의 적극화와 다변화가 요구되고 경제적으로 국제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에 비추어 외국어 교과시간의 배당 상·하한선을 줄인 것은 이해하기 힘든다. 왜냐하면 외국어의 경우 기초지식과 선호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가 중학교 과정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문교부는 개정시안을 공표하면서 6월20일까지 각계 각층의 여론을 들어 시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여론수집 과정에서 몇 가지 지적된 문젯점이 시정될 수 있다는 기대를 우선 가지고 주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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