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화시책, 식목「붐」틈타 날뛰는 묘목절도 일제 단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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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묘목도둑이 극성이다. 국도녹학시책과 식목「붐」에 따라 묘목값이 비싸지고 수요가 늘어나자 전국 곳곳에서 묘목을 훔쳐 파는 전문절도단이 부쩍 늘어났다. 묘목전문절도들은 묘포장에서 기르고 있는 묘목뿐아니라 정성들여 심어놓은 식수지의 어린나무와 정원수까지 마구 파내가 정원수를 잃은 시민이 현상금을 거는 사례까지 일어났다.
묘목도난사건은 지난 한달동안 전국에서 42건(64명)이 일어나 경찰은 12명을 구속하고 17명을 입건, 20명을 즉심에 넘기고 8명을 이첩, 7명을 훈방했다.
치안국은 27일 이같은 묘목 절도단 검거를 위해 전국경찰에 고속도로변의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묘목절취·훼손및 강력사범은 경중을 가리지않고 전원구속조치토록 하는 한편 특히 종묘장및 식수지의 묘목보호를 위해 지·파출소단위로 방범및 경비순찰을 강조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에 갑자기 늘어난 묘목절도들은 주로 고속도로변이나 서울등 대도시 근교의 묘포장을 대상으로 통금시간전후를 노려 묘목을 대량으로 훔쳐다 대기시켜놓은 삼륜차나 용달차등에 싣고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등 대도시의 단골종묘상이나 묘목중개상들에게 넘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절도범들은 「뺀지」등 기구로 묘포장 주위의 철조망을 뚫고 야전용 삽등으로 나무를 캐낸 뒤 뿌리의 물기가 마르지 앉도록 물축인 가마니에 훔친 묘목을 넣어 바로 단골 종묘상으로 옮겨 다시 중도매시세보다 3분의l 내지 2분의1까지 싼값으로 넘긴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경원공사청부업자등을 가장, 주택가를 배회하면서 범행대상을 물색해 놓았다가 중개상인이나 수요가들의 주문이 있으면 그때그때 훔쳐다 공급하기도 한다.
묘목도둑들은 주로 밤나무·호도나무등 수요가 많은 유실수묘목과 값비싼 고급관상수를 대상으로하고 있다.
지난 15일새벽 충남 대덕군 파성면 가수원리 산15 정주섭씨(57)는 정원에서 가꾸던 희귀수목인 50년생 주목1그루와 묘목1백여그루를 도난당했다.
범인들은 높이1m· 폭2m가량의 이 나무를 파내어 준비해두었던 「트럭」에 싣고 고속도로쪽으로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아껴오던 이 나무는 꼭 찾아야된다』면서 신문광고로 현상금 10만원을 걸기까지 했다.
지난12일 부산시 대연동 ll1 김원종씨(61) 묘목장에 침입, 향나무묘목 6백7O여그루를 훔쳤다가 검거된 정운완씨(43·부산시 동래구 구단동 375의5)와 같은 마을 임재춘씨(38)등 2명은 「택시」를 이용, 전후 3차례에 걸쳐 훔친 묘목 2천그루를 단골 종묘중간상인 김차용씨(42)에게 공급해주고 한달에 1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부고속도로 연변인 시흥군 감남면 영리 402에서 고려농원을 경영하는 장병화씨(59)는 지난달말 5년생 회양목등 I만여원어치를 잃은 뒤 도둑들이 뚫어 놓은 철조망을 고쳐놓았으나 또 도둑이 들어 철조망을 뚫고 묘목 20여그루를 훔쳐 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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