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이는 절약으로부터"|속칭 「돈벌이의 귀신」 구영한씨에 듣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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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자유중국의 소설가며 경제 평론가·경제 상담역 등으로 일본과 자유중국에서 성가가 높은 구영한씨가 부부 동반으로 24일 내한했다. 일본이 자유중국과 국교를 단절했을 때 일본 조야에 날카로운 비판을 가했던 구씨는 『대만과 비슷한 한국을 돌아보기 위해 왔는데 정말 처지가 똑 같다』고 그의 첫 방한소감을 말했다. 구씨는 28일 일본으로 떠난다.

<장사엔 대사관 부요>
-일본이 자유중국과 국교를 단절했을 대 일본 조야에 충고를 했다는데-.
71년 가을 자유중국이 「유엔」에서 축출되고부터 이미 어려운 입장에 있었지요. 일본이 중공을 승인할 때 자유 중국과도 국교를 계속하라고 「오오히라」외상을 만나 얘기해보았지만 양국과 같이 국교를 갖는 것은 전례가 없다고 하더군.
하지만 전권대사는 통신이 발달 안 되었을 때 얘기지 미·소가 직통 전화를 놓고있는 마당에 대사관이란 별 필요도 없어요. 일본 대사관이 대만에서 없어졌어도 일본과의 장사는 더 잘되고 사람도 더 많이 오고 있어 걱정 없읍니다.

<일 기업 99%는 남아>
-일본 기업이 대학에서 나간다는 것도 사실과 틀리지 않습니까-.
나간 사람들도 있죠. 첫째는 장사가 잘 안되었던 사람, 둘째는 2만불 정도로 소액 투자를 한 사람이 중공에서 장사하는데 영향받을까 두려워 나갔읍니다. 그렇지만 99%는 남아 있어요.

<일본이 정치적 단절>
-정치적 단절이 경제적 교류와는 상관없다고 대만은 보는 것 같은데-.
정치적 단절은 일본이 한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으면 충분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경제적 안정을 되풀이 강조했다).
대만에 돌아가 보셨다는데(구씨는 일본에서 오랫동안 거주하며 활약했다)-.
작년에 24년만에 돌아가 보았어요. 지금 대남현에 2개소, 도원현에 1개소 등 수출 자유단지를 개인적으로 건설하고 있는데 일본기업 1백개 정도를 유치할 생각입니다.

<해외 진출 러쉬 일상>
-일본 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는 현상을 어떻게 보는지-.
일본 기업은 「코스트·인플레」, 「엥」화 절상, 노동력 부족으로 앞으로 5년 안에 열심히 해외로 진출하려 할겁니다. 그렇지만 조건은 제약되고 있어요. 그들이 갈 수 있는 곳은 한국·대만·향항·「싱가포르」등이며, 이밖에 조금 진출할 수 있다면 태국·「필리핀」·인니·「스페인」정도입니다. 이중에서도 일본말이 통하는 한국·대만이 제일 좋지요. 이런 점에서도 한·대 협력이 필요해요.

<한국·대만 같은 처지>
-한국과 대만을 비교해 보면-.
과거 몇10년간 일본 통치아래서 같이 고생했고 국토가 분단되고 경제 상태도 비슷하고 여러 가지로 꼭 같군요.
아까 일본 기업의 해외진출 얘기를 했는데 4, 5년 있으면 일본 기업이 몽땅 몰려온다는 것도 같습니다.
국가정책도 개인도 이를 잘 이용하고 신용을 유지하면서 거래를 하면 일본이 거래하는 것 중에 상당한 부분을 가져올 수 있고, 국제 수지도 좋아질 것입니다. 경제 상태가 나쁘면 아무것도 안돼요. 몇 년 잘 해봅시다. 일본 대기업만이 아니고 중소기업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아요.

<중공가도 돈 못 벌어>
-한국은 외국 중소기업이 오는 것을 규제하려는데-.
대기업이 있다는 것은 중소기업이 바탕이 되기 때문입니다. 중소기업을 받아 들여 소화해야 합니다. 나도 대만에서는 정부에 그렇게 충고하고 있어요.
-미·일 기업이 중공에 더 흥미를 갖지 않나요-.
중공에 상륙한다해도 돈 벌 수 없어요. 공산국가는 자본참가가 안 돼요. 투자를 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또 된다 해도 생활 수준이 얕아 제품을 팔 수가 없어요.
(이 질문에는 단호하게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아주 장래 밝은 전망>
-「아시아」의 장래를 어떻게 보는지-.
중근동에 비하면 좋습니다. 월남전이 마무리되고 평화「무드」가 깃들이면 공업 수준 높은 나라가 가장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시아」정세는 큰 변화가 없을 것입니다.

<들어온 돈 안 쓰도록>
-끝으로 돈벌이에 대해 좋은 의견을 많이 발표하는데 한국 주부를 위해 한마디-.
부자가 되는 것은 검약밖에 없어요. 돈이 수중에 들어올 때 먼저 쓰느냐, 나중에 쓰느냐가 중요해요. 돈이 적을 경우에는 써 버리기 쉽지만 이것을 모아 두어 큰돈이 되면 쓰기도 쉬운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적은 돈을 열심히 모아 두라는 것입니다. 참지 않으면 아무리 시일이 흘러도 부자가 안됩니다.
(쉬운 말 같지만 실천하려면 상당히 어려운 말일 것이다.)

<구영한씨 약력>
▲1924년3월 대만출생 ▲본명 구병남 ▲동경제대졸 ▲작가·경제 평론가·경영「컨설턴트」 ▲주식· 투자·세금 문제에 박식하여 『돈벌이의 귀신』이라고 「저널리즘」이 부른다 ▲1955년 『향항』으로 제34회 직목상 수상 ▲서유기·동양의 사상가·구영한 선집 등 저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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