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손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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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호텔」장사가 몹시 잘 된다고 한다. 관광「붐」을 타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모든「호텔」이 다 잘되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특급 이상은 초만원이지만, 2급 이하의「호텔」객실은 늘 반 정도는·비어있다 한다. 이것도 당연한 현상인지도 모른다.
「호텔」의 어원은「라틴」어 에서 나왔다. 그만큼 여관의 역사도 오래된다.「초서」의 작품에도 보면 이미 그때부터「사인」이니「빌」이(계산서)이니 하는「호텔」용어가 나온다.
그러나 근대적인「호텔」은 1850년「파리」에 생긴「그랜드·호텔」이 처음이라 할 수 있다.
『「그랜드·호텔」…사람이 들어왔다…나갔다…별로 신기한 것도 없다.』
흘러간 30년대의 명화<그랜드·호텔>에서 한 노인은「호텔」이라는 뜨내기 생활의 장소에서 벌어지는·인생의 허무를 이렇게 표현했었다.
이 무렵의「호텔」에는 장기투숙객이 많았다. 그러나 요새의「호텔」은 기능별로 갈라져있다.
우선 지역별로 봐서「시티·호텔」(city hotel) 과 유원지「호텔」이(resort hotel)로 갈라진다.
전자는 시가지 한복판에 있는 것을 말한다. 그 중에도 특히 교통이 편리한「터미널·스테이션」에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을「터미널·호텔」(terminal hotel)이라고 한다.
같은「시티·호텔」도 또 크게 둘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주로 단기체제 객이 애용하는 「트랜지언트·호텔」(transient hotel)이다. 여기에는「비즈니스맨」이 많기 때문에「커머셜·호텔」이라고도 부른다.
또 하나는 비교적 장기적인 체제 객을 위한「레지덴셜」(resi-dential)「호텔」이 있다.
요새는 이밖에도 서양에는 장기 체재객 전용「아파트먼트·호텔」또는「호스텔」자동차 여행객을 위한「모텔」등이 보급되고있다.
우리나라에선「호텔」이 아직 이렇게 기능별로 갈라져 있지는 앉다. 그저 이른바 관광「호텔」과 보통「호텔」이 있을 뿐이다.
관광「호텔」이라고 관광객만을 위한「호텔」은 아니다. 그저 시설의 기준을 따라 분류한데 지나지 않는다.
가령 관광「호텔」기준법에 보면 관광「호텔」은 객실수가 몇 개 이상, 객실의 면적이 얼마 이상이어야 한다는 등 자세하게 규정되어있다.
그러나·말이 관광「호텔」이지 국제수준에는. 멀리 미치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특히 부대시설은 엉망이다.
이래서 서양에서는「호텔」이 다각적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비겨 우리나라에서는 그저 잠자기 위한게 태반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호텔」이란 서민층이 이용 할 만 한게 못되는지, 아니면 당일 뿐의 투숙객이 압도적으로 많아서인지 그건 분명치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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