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참전용사 추모 십자가 사라지나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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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참전 용사를 추모하기 위해 샌디에이고의 솔대드 전쟁기념관에 세워진 대형 십자가(사진)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샌디에이고 연방지법원은 지난 12일 이 십자가가 헌법의 정교분리 원칙에 위배된다며 90일 내 철거 명령을 내렸다. 래리 번스 판사는 "항소가 이루어질 경우 최종 판결까지는 철거가 유예된다"고 밝혔다.

지난 1954년 세워진 높이 43피트의 이 십자가를 둘러싼 법적 공방은 20여년 전 시작됐다. 베트남 참전 용사 2명이 1989년 '전쟁기념관 내 특정 정교 상징물은 위헌'이라며 솔대드 전쟁기념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양측은 2004년 십자가를 인근 교회로 옮기는 것에 합의했으나 2005년 연방 하원의원 2명이 전쟁기념관 내 십자가는 전쟁 기념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이전이 무산됐다.

이후 민권단체가 나서 다시 철거소송을 제기했다가 2008년 1심에서 패소한뒤 뒤이은 항소에서 2011년 위헌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항소법원은 당시 철거 명령을 내리지 않고 연방지법에서 다시 다루라고 지시한 바 있다.

솔대드 전쟁기념관협회의 브루스 베일리 회장은 "전쟁기념관의 일부인 십자가를 철거하라는 이번 판결에 실망했다"며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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