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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렵」이 낳은 새 골칫거리…물오리떼|조개양식장 망쳐|순천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보성군 회천면과 득량면, 그리고 승주군 별양면 등 순천만에 연해있는 1천여ha의 고막·굴양식장이 요즘 1만여 마리나 되는 물오리떼가 떼지어 날아들어 종패(종패) 를 통째로 잡아먹어 양식장을 망치고 있다.
승주군 별량면 용두리에서는 지난 60년에 1백가구 9백여명의 어민들이 마을 앞 바다 18만평 (60ha) 에 공동 고막양식장을 만들고 해마다 8백여만원씩의 약식수입을 올려왔는데 한꺼번에 1만마리가 넘는 오리떼가 날아들어 1마리가 1시간에 지름 2.5cm짜리 종패 2kg (1되) 정도는 거뜬히 먹어치워 버린다고 한다.
이 마을에서는 서정백씨(52) 와 김학철씨(37) 등 2명을 한달에 1만5천원씩의 수당을 주어가며 8「마력」(4t) 짜리 발동선 1척을 내주어 오리쫓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오리떼가 한번만 지나쳐가면 4백여만원 어치는 거뜬히 먹어치워 버리기 때문에 연간 40여만원의 관리비를 들여가며 물오리떼를 쫓고 있다는 것.
10년째 오리쫓는 일을 보아온 서씨는 배를 몰고, 이제 3년 경력의 김씨는 빈 「드럼」통을 방망이로 두드리며 『우이여!』하고 이른 새벽부터 해질 무렵까지 날마다 양식장을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런데 이들 물오리떼들은 워낙 많이 몰려들기 때문에 총소리를 듣고도 날아가지 않고 눈앞에 보이는 곳까지 배를 타고 달려가서 「드럼」통을 두드려야만 달아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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