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규의 알몸 다이어트 ②] 지방의 수다를 잠재워라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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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다이어트 1회차, 오른쪽 2회차

이럴 수가. 한껏 나온 내 뱃살이 부끄러워진다. ‘아줌마니까, 애 엄마니까’ 하고 합리화하며, 감자칩 족발 폭탄주에 젖어있던 지난날이 눈앞을 스쳐간다. 장성규 JTBC 아나운서의 대국민 다이어트 선언 일주일이 되던 지난 11일. 서울 중구에 있는 J스포츠클럽을 찾았다.
한눈에도 확 달라졌다. 날렵한 턱선, 옆모습만으론 지난주에 봤던 그 ‘장성규’인가, 의심할 정도였다. 흐뭇하다. 슬금슬금, 아줌마 팬심이 돌아오기 시작한다. 그래, 이거야!

근육량 1.1kg 늘고, 체지방은 3.3kg 줄고

체성분분석표로 나타난 성과는 어마어마했다. 체중은 2.2kg이 줄었다. 어떤 연예인은 한 달 만에 14kg을 뺐다는데, 이게 뭔 대순가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체중이 2.2kg이 줄었는데 근육량은 일주일 전보다 1.1kg이 늘었다. 이게 무슨 소리인지, 김대환 트레이너의 설명을 들어보자.

“한마디로 운동 열심히 하고 잘 먹었다는 소리다. 밥을 잘 먹었다는 뜻이 아니라, 영양학적으로 단백질을 잘 섭취했고, 충분한 운동을 통해 근육을 늘렸다는 의미다. 대체로 절식을 위주로 한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줄어든 몸무게만큼 근육도 줄어들게 되어 있다. 하지만 적절한 근육 운동과 충분한 단백질 섭취를 하게 되면, 근육 감소를 막을 수 있다.”

몸무게가 2.2kg 줄었지만 사진에서 확연히 라인이 달라진 건, ‘지방’ 때문이다. 초기 다이어트 선언 기사가 보도되고 나서 이런 반응들이 있었다. “일부러 배를 한껏 내민 게 아니냐”고. 다시 말씀드린다. 아니다. 정말, 배가 보는 사람 머쓱해질 정도로 나왔었다. 지금 이렇게 라인이 달라질 수 있었던 건, 그의 허리를 든든하게 둘러싸고 있던 지방 3.3kg가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지방 1kg을 몸에서 끄집어내려면 9000kcal을 소비해야 한다. 지난 7일간 3.3kg을 빼냈으니, 그가 매시간 소비한 지방은 176.78cal. 한 시간마다 밥 반공기(100g, 150cal) 남짓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태워 없앤 것이다.

비결이 궁금한가. 펜대를 장성규 아나운서에게 넘겨보자.

코피 주루룩, 지방! 너란 놈은

12월 4일. 촬영한다고 옷을 벗었다. 플래시가 터진다. 살 빼려면 현재를 직시해야 한다고, 우격다짐으로 찍는 상반신 탈의 샷이다. 촬영해주는 작가나, 취재하러 온 기자나 도통 나와 눈을 마주치질 않는다. 어떻게 내 모습이 나오기에. 작가로부터 카메라를 넘겨받아 사진을 봤다. 충격이다. 아니 공포다.

준비운동(warm-up)을 하러 간다며 자리를 떴다. 자전거 10분. 신문을 펼쳐들고 휘적휘적 발판을 돌린다. 지방아 빠져라, 근육아, 생겨나라. 뱃살아 빠져라, 제발.
다음엔 스트레칭을 한다. PT체조, 팔벌려 뛰기 같은 것들이다. 대체로 관절을 풀어주는 운동들로, 몸에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자, 이제 근육 너희가 움직일 차례다’ 하고.
근육운동은 45분에서 1시간 이어진다. 본격적으로 ‘무게’있는 기구를 활용한 운동들을 한다. 근육운동은 ‘힘’을 기르려고 하는 게 아니다. 쉽게 말하면 근육을 괴롭혀 근육을 더욱 단단하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너무 지나치면 근육세포가 파괴되고 스트레스가 높아진다. 그래서 적당한 시간. 적정한 무게로 근육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육운동 뒤엔, 유산소 운동을 40분가량 한다. 러닝머신 위에서 빠르게 걷기를 하는 이유는 오로지 지방 때문이다. 근육운동을 할 땐 근세포가 에너지를 먼저 소비한다. 먼저 섭취한 에너지들이 근육운동으로 소비가 되면, 유산소 운동에선 미처 소비되지 못하고 배에 축적되었던 ‘지방’들이 하나둘씩 몸을 태우기 시작한다. 지방이란 놈들은 고약한 성질이 있다. 숨이 턱 차오를 정도로 뛰는 것보다 빠르게 걸을 때, 2배 빨리 소비된다. 어금니 질끈 물고, 인내심을 가져야 싸워 이길 수 있는 상대란 소리다.

아침 수영, 낮시간 운동 2시간. 이렇게 꼬박 하루 3시간을 운동에 투자했다. 그리고 3일째 되던 지난 6일. 서울 모처에서 열리는 회식 자리에 참석을 하러 운전대를 잡았다. 입술에 와닿는 미적지근한 액체의 느낌. 손으로 훔쳐보니, 아뿔싸. 코피다. 너무 욕심을 부렸나? 아, 그래도 반갑다.

닭가슴 살, 닭가슴 살, 아, 미치겠다

연예부 기자들의 송년회가 열린단다. 당연히, 열심히 가야하는 자리다. 그런데, 다이어트 중이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닭가슴살(한끼 200g) 도시락을 쌌다. 현장 도착! 자리에 앉아보니, 이게 웬일인가. 한우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깨닫게 된 사실 하나. 밥은 정말 맛있다. 밥 냄새만 맡아도 미치겠다. 아, 내가 미쳐가는 걸까.

김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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