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수락과정 갈팡질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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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대표권한대행이 우여곡절 끝에 12일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하기로 했다. 회동에는 한나라당에 朴대행 외에 당 3역이 배석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성사 과정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회동은 '11일 청와대 만찬 회동-11일 한나라당 당사 회동-한나라당의 회담 연기 요청-한나라당의 청와대 회동 제의-12일 청와대 오찬 회동'으로 시시각각 바뀌었다.

한나라당이 청와대 만찬 회동 제의를 받은 것은 지난 5일 민주당 김원기(金元基)고문을 통해서다. 그러다 10일 유인태(柳寅泰)청와대 정무수석이 한나라당 당사를 찾아 朴대행과 '盧대통령의 11일 한나라당 당사 방문'에 합의, 회동 문제는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극심한 반발이 쏟아졌다. 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반대 의견이 줄을 이었다. "현 정권의 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명분만 주게 된다"는 지적이었다. 결국 수뇌부는 긴급 회의를 소집, 일단 회동 유보를 선언했다.

엎치락뒤치락하던 盧-朴 회동 문제는 결국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미 약속한 대통령과의 회동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건 예의에 어긋난다"는 신중론이 대세를 이뤘고 청와대와 협의 끝에 12일 청와대 오찬으로 정해졌다.

◆ 盧대통령은 '특검법 수용 후 수정안 제출' 긍정적=11일 저녁 盧대통령과 김종필 자민련 총재 등 자민련 지도부와의 만찬 회동에서 金총재가 "헌법상 일부 수정을 위한 거부권은 인정되지 않도록 명문화됐으니 일단 특검법을 받고 다시 여야가 합의한 수정안을 만들어 국회를 통과시키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한데 대해 盧대통령은 "좋은 생각이다. 김학원 총무가 뛰어달라"고 말했다. 12일 盧대통령과 한나라당 朴대행의 회동에서 盧대통령은 이 같은 방안을 놓고 절충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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