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쌀 도입 차질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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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워싱턴=김영희 특파원】미국의 쌀값 폭등으로 한국의 73년도 분 쌀 도입은 물론 72년도 분 중에서도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28만t(현미 1백96만 섬) 도입에도 큰 차질을 빚어내고 있다.
한국은 지난72년 80만t의 쌀을 도입키로 했으나 쌀 소비 절약시책이 주효, 28만t의 도입시기를 73년도로 이월했는데 72년 하반기 이후 국제쌀값이 폭등함으로써 이미 정해진 미공법480호 및 AID자금으로 쌀을 도입할 경우 원래의 28만t이 약 17만t으로 크게 줄어들게 된다.
최근 미국의 쌀값은 t당 2백 40불 선으로 이미 한국이 도입한 50만t (2만t은 「필리핀」이 대신수입)분 가격인 t당 1백 46불 (FOB) 에 비해 무려 60.8%가 폭등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58만t을 사들이는데 부족한 액수만큼 미공법 480호 및 AID자금을 증액 시키도록 교섭중인데 미국 측에서는 ⓛ72년7월1일부터 시작된 73회계년도 원조법안이 아직 의회를 통과하지 않고 ②한국에 대한 이 같은 특혜는 월남·인니·인도·「뱅글라데쉬」 등의 눈치를 보아야 하기 때문에 언제 결말이 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한편 미국의 곡물가격은 계속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어 한국이 73년도 분으로 도입할 약50만t의 쌀 도입 문제도 현재의 쌀값 상승 추세가 계속되면 또 한번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설>보관 어려워 계약체결 늦췄던 것 미국 측에 예상 못했던 이익 안겨 줘
미 도입분 28만t에 대한 도입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던 것은 지난해 정부미가 남아돌아 보관상의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72 미곡년도 중 정부미 방출 실적은 약4백만 섬으로 71년에 비해 거의 반감됐는데 특히 방출 정부미 가운데 외미 비중은 불과 10만t(70만 섬)밖에 안돼 80만t 전량을 서둘러 들여올 필요성이 없었으며 또 미국의 쌀 재고량이 줄어들었던 것도 일인이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쌀 소비 절약, 보관창고 시설 미비 등은 미국 측에 예상 못했던 이익을 안겨준 셈이 됐는데 t당 1백 46불에 도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28만t 전량을 확보하려면 약2천6백만 불(t당 90불이 올라 28만t 확보에 필요한 추가 자금)의 추가 재원이 필요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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