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신앙은 어머니에서|빌리 그레이엄 목사 부인 루드 여사의 체험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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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해마다 이때쯤이면 주부들은 좀더 즐거운 「크리스머스」를 보내기 위해 갖가지 계획을 짜는 한편 자녀들이 경건한 마음가짐을 갖도록 하는데 신경을 쓰게된다. 미국의 저명한 목사 「빌리 그레이엄」의 부인 「루드·그레이브」여사는 어떻게 자녀들의 신앙심을 일깨우면서 「크리스머스」를 즐길까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올해 52세의「그레이엄」여사는 결혼한 이래 지난 20년 간 보냈던 「크리스머스」와 마찬가지로 작년에도 「드·캐롤라이나」의 집에서 아이들과 성탄을 보냈다.
『우리는 좀더 종교적인 「크리스머스」를 보내기로 결정했어요. 「크리스머스」아침에는 양말과 선물이 거실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죠. 그렇지만 선물을 뜯기 전에 먼저 아침을 들기로 하고 그 다음 가족기도를 했습니다. 2분 이상은 기도를 올리지 않기로 했지만 10분 이상이 계속되었어요. 어른이 된 두 아들과 딸 셋은 물론 손자 손녀도 모두 잘 참았지만 기도가 끝난 후, 손자 하나는 한숨을 쉬고 「베들레헴도 이보다는 지독하지 않았을 거예요」라고 말했답니다.』
「빌리·그레이엄」의 가정처럼 종교적인 가정이라 할지라도 아이들이 선물에만 마음 솔리는 것을 막기는 힘들다. 보통 가정에서처럼 「그레이엄」여사도 자녀를 교육시키는데 많은 곤란을 겪었다. 결혼 후 2년만에 첫아이가 태어났지만 남편은 전도일로 가정을 비우는 때가 더 많아 혼자 아이들을 맡아야 했으며 집 안팎의 수리도 혼자 감당해내야 했을 이 만큼 어려웠다.
중국에서 선교사를 부모로 태어나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일리노이」의 「휘튼」대를 졸업한 그녀는 아이들 교육문제를 상담해오는 편지를 여러 사람에게서 받곤 한다. 『나이를 먹고 아이들을 많이 키워볼수록 점점 모르겠어요』라고 그녀는 특별한 방법이 없음을 말한다. 다음은 질문에 대한 일문일답이다.
-어린아이에게 믿음을 갖게 하는 방법?
『처음 어린아이들이 신을 믿게 하는 방법은 간단해요. 아이들은 단순해서 신앙심을 갖고 있는 부모를 관찰함으로써 쉽게 신앙심을 갖게 되지요. 딸이 어렸을 때 매일밤 잠자리에 들기 전 짤막한 성서이야기를 해주거나 기도를 드리게 했어요. 어린아이들이 얼마나 이런 이야기를 이해하는지는 몰라도 누군가 자신들을 사랑하고 늘 곁에 있는 사람에게 이야기를 한다는 느낌을 갖게 해 줄 수 있지요.
또 일요일을 특별한 날로 정해 보통 때는 규제하던 껌과 「캔디」를 마음껏 주고 일요일저녁에는 가족이 합께 찬송가를 부르도록 했어요.』
-「크리스머스」는 보통 어떻게 지내는지?
『「트리」에 단 전구에 불이 켜지고 장작에 불을 지피고 난 후 거실에 앉아 「크리스머스」이브를 보내는 때가 가장 즐겁고. 보통은 아이들에게 「크리스머스」의 유래 등을 이야기해 주고 기도를 드린 후 「캐럴」을 부릅니다.
아이들은 선물을 받지 못하면 그렇게 큰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부모가 가진 신앙심을 부정하고 믿음을 갖지 않을 때는?
『나 자신 대학시절에 신앙심을 잃었던 경험을 갖고 있어요. 그때는 친구들과 수없이 논쟁을 하곤 했죠. 그러나 누구에게나 이렇게 신앙심이 흔들리는 시기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이 변화는 굳은 신념에서가 아니라 혼란에서 나오는 결과라는 것을 깨달았죠. 그래서 자녀들이 이런 질문을 해 올 때는 대답에 매우 신경을 쓰게 됩니다. 지내온 세월을 돌이켜보면 「빌리」와 나에게도 신앙심에 위기가 있었읍니다. 그러나 어려움이 닥쳐올 때마다 우리는 보다 신에 가까워졌고, 자녀를 키우는데는 늘 최선을 다하고 신에 감사해 왔읍니다. 』

<미「레이디즈 홈 저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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