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민예품 컬렉션 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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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월간 동서문화사가 주관하는 세계 민예품「컬렉션」전이 한국일보 8층 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15일까지). 지난해 5월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된 이번 전시회에는 각계 여류들을 비롯. 주한 「이스라엘」·미국·일본·중국·인도·영국 등의 외교관부인 등 35명의 여성들과 5명의 남성수집가가 모두1천여 점을 출품했다. 1백50종이 넘는 갖가지 모양과 빛깔의 초(김남조씨 출품), 열쇠, 세계 각국의 유기와 도자기·토산품·재떨이·벽걸이·인형·「스푼」·「브로치」등 1「달러」내외의 가격으로도 모으기 쉬운 민예품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출품된 민예품들은 구색이 완전히 갖추어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한 사람이 몇 년 이상의 세월을 거쳐 여러 고장과 여러 나라의 특징을 나타내고, 그 때를 기념하기 위해 모아온 것들이다. 출품된 민예품 중 열쇠는 그 나라 뿐 아니라 시대와 역사를 알 수 있을 만큼 오래된 것이 많았고 가격 역시 싯가2백만원이 넘는 열쇠도 진열되어 이채를 띠었다. 나무로 된 토인들의 집 모형(강영숙씨 출품), 「멕시코」의 토산품(김정숙씨), 각국의 인형(이영희씨)과 목각의 재떨이(전성결씨)는 이것들을 만들어낸 나라의 특색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감상을 위한 예술품이라기보다는 거의가 현대에서 멀지 않은 실생활용품인 민예품은 제작자와 연대가 밝혀지지 않는다. 수집가 중에는 이번 전시회에서 볼 수 있듯이 표주박 조애실씨, 등잔과 명기(박현서씨), 혹은 갓끈 담뱃대 등 우리고유의 것을 모으는 이도 많지만 바구니를 출품한 전숙희씨의 말처럼 이들 민예품을 해외에 내놓기 위해서는 역시 개발과 「아이디어」가 따라야 할 것이다. 식탁보나 방안의 장식용 천으로도 쓰이는 선명한 무늬의 옷감(「언더힐」 주한 미부대사 부인)까지 수집된 이번 전시회에서 앞으로의 민예품개발에 필요한 「아이디어」가 찾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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