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면방제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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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의 목화아가씨가 우리 나라에 찾아와 「코튼·쇼」를 벌인지도 벌써 4년째. 화학섬유에 밀려난 면방업계가 빼앗긴 시장을 되찾기 위해 애쓰는 한 모습이다.
특히 금년 들어 3월까지만도 업계전체에 6억원의 결손을 나타냈던 면방업계에 최근 호황의 물결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대한방적협회 산하의 14개 방직회사와 면제품제조 또는 수출을 주로 삼는 30여개의 굵직한 상사들이 재미를 보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수출의 날에 석탑훈장을 탄 풍한산업의 경우 작년의 3백80만「달러」에 비해 3배 가까운 9백3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는데 수출품의 대부분이 면제품이었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생산되고 있는 면제품은 면사·면포·면직물 등 60여종.
그 중에 큰 줄거리로 잡아 30여가지가 수출상품화 했다.
면사·면포·「포플린」·「코르뎅」·능직무명·「즈크」·「블라우스」·「샤쓰」·바둑판 무늬가 특징을 이루는 「쉠버리」등 「리닌」제품·「캘리코트」·작업복감으로 알려진 「데님」, 줄무늬 등의 「깅엄」·「벨베트」·「플란넬」·침대「쉬트」·「타월」·손수건·「냅킨」·장갑 등 각양각색이다.
올해는 「비치·타월」이 미국과 영국·독일시장에 파고들어 큰 성과를 이뤘다.
풍한산업이 처음 내놓은 「비치·타월」은 23수 면사로 짜여진 30「인치」와 64「인치」 짜리로 「야드」당 3「달러」선.
국내판매를 아직 하지 않고 있으나 줄잡아 8천원은 받아야하기 때문에 내수판매는 않고 있다. 가득율은 50∼60%-.
품질 면에서도 최상급 수준으로 인정을 받아 세계적인 타월·메이커인 미국의 「캐는」, 「필드·크래프트」, 일본의 「아마노기찌」, 「네덜란드」의 「스토크·메이저·링크」등과 거래를 텄다.
또 「베드·쉬트」류는 1백40만「야드」가 수출되어 1백20만「달러」를 벌기도 했다.
「베드·쉬트」의 경우 감으로 팔면 「인치」당 1「센트」를 받는 것이 고작인데 완제품으로 만들어 팔면 90「인치」짜리를 3「달러」정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에도 내수가격은 감은 「인치」당 5백원, 완제품은 1천5백원 꼴로 비싼 편이다.
그밖에 「포플린」은 2백43만「야드」 39만「달러」, 「캘리코트」는 2백21만「야드」 (30만「달러」), 「타월」은 9백83만 「야드」에 2백70만「달러」, 손수건은 2백26만「야드 」(80만「달러」), 베갯잇은 백만「야드」에 12만「달러」의 수출실적을 각각 올렸다.
대한방직협회가 지난 9월말 현재로 집계한 생산과 수출 대비를 보면 작년과 좋은 대조를 보여주고 있다.
면사는 올해 8만t을 생산, 5만1천여t을 수출하여 내수36%, 수출가64%의 비율을 보였는데 작년동기에는 전체생산 8만t중 내수가 4만2천t을 차지하여 54대46 비율로 내수 쪽으로 기울던 것이 올해는 뒤바뀐 셈.
면직포의 경우에는 올해 17만2천km를 생산, 그중 15만3천km를 수출하여 수출이 89%를 차지했는데 이는 작년 동기에 비해 15% 높아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올봄까지만도 이 같은 경기를 누리리라고는 생각 못했단다.
특히 2차 5개년 계획기간 중 정부지원 없이 생산시설을 배 이상 늘려 1백만 추를 넘고 면사의 경우 연간 11만7천t의 생산규모를 가졌지만 수요제한 등과 부채 때문에 내외·암호·풍한 등이 쓰러져 업계전체가 재기불능인줄 알았다는 것이다.
그러던 것이 지난 3월부터 일본시장이 뚫리고 화섬제품의 인체유해론 등장 및 고급의류는 역시 면제품이라는 인식이 높아져 세계적으로 면제품수요가 늘었는가하면 수출시장도 작년까지의 66개국에서 17개국이 불어난 83개국으로 늘어났다.
그런데 면제품자체수요에 대한 기호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베드·쉬트」의 경우 오직 흰 것만 찾던 것이 올해는 푸른색·회색·분홍색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고 제품도 고급일수록 인기품목이 되고있다.
올해 의류수출의 경우 10월말 현재 물론 혼방제품도 섞여있지만 모두 1억2천6백99만「달러」를 기록, 「메리야쓰」 1억2천2백만「달러」를 합치면 의류만도 2억4천8백만「달러」어치에 달한다. 순수한 면제품만으로 볼 때 10월말 현재 9천6백47만「달러」로 연말까지 1억 「달러」수준은 넘어설 것 같다.
최근 내수부문에서도 원자재공급으로서의 면사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23수는 kg당 5백60원으로 협정가에 묶여 재미를 보지 못한 채 가격인상요구를 할 움직임을 보이고있고 그밖에 수출가격이 곤당 3백「달러」인 「카드」40수, 3백50「달러」인 「코마」40수, 5백40「달러」인 「코마」60수는 내수가격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업체들은 물품세 등을 묻지 않는 수출쪽의 「마진」이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리고있다.
공장가동률은 작년보다 평균 2%높은 95%선으로 올랐다. 이 같은 경기회복기미에 자극 받은 탓인지 최근 대전에서 경매 처분된 삼호방직 대전공장의 경우 치열한 경합 끝에 결국 신발류수출조합으로 넘어가고 말았지만 낙찰가격이 예정가격 30억원보다 무려 15억원이 많은 45억원으로 정해진 것 등은 올해 면방업계의 척도처럼 나타나고있다.【백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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