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태평양 시대의 일본|고대 아세아 문제 연구소 주최|12월4∼7일 국제 학술 회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고려대 아세아 문제 연구소는 「새로운 태평양 시대의 일본」을 주제로 한 일본 문제 국제 학술 회의를 12월4∼7일 서울 「아카데미·하우스」에서 갖는다. 이 일본 문제 국제 학술 회의는 우리 나라 학자들의 주도 아래 우리 나라에서 열리는 최근의 본격적인 일본 문제 국제 회의라는 점에서 아시아 지역 문제 학자들 사이에서는 국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아직 초보적 단계에 머물러 있는 한국에서의 일본학·일본 문제 연구를 사실상 본격화시키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도 이번 회의는 의의가 크다.
일본 자본에 의한 한국 학자들의 용역적 연구 활동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일본의 동남 아시아 나라들에 대한 정치적·경제적 영향력 가중 사태에 직면해서 국내의 대학 연구 기관이 주체적 입장에서 일본 문제에 관한 국제 학술 회의를 주도한다는 사실은 획기적 의의를 갖는다.
이 회의에는 한국 학자 36명과 미국·일본·대만·홍콩·인도네시아·필리핀·싱가포르·타일랜드 등 외국 학자 20명이 참가하여 경제 대국으로 재등장한 일본이 체제 변용을 겪고 있는 70년대의 국제 정치와 새로운 차원에 들어선 「아시아」지역 안의 국제 관계에 어떻게 영향력을 발휘할 것인가를 이 지역 국가 학자들이 공동으로 논의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2차 대전을 생생히 기억하는 아시아-태평양 연안 국가들의 국민은 일본의 재기 자체를 우려하고 있으며 과거와 다른 오늘의 일본조차도 본질적으로 의혹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더우기 오랫동안 서구 지향적인 역사 추세 속에서 약화되었던 「아시아」인의 주체적 의식이 점차 고조되는 단계에서 「아시아」인이 다른 「아시아」나라들을 이해할 필요가 증대됨에 대처한 기회로서도 이 회의는 기대가 크다.
근시안적 이익 추구가 「아시아」인들의 분열과 불행을 초래한다는 의식도 최근의 국제 정세 속에서 아시아 지식인들이 느끼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한국과 일본 관계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앞날을 가늠할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음도 간과할 수 없다.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희생을 치렀던 한국이 65년 국교 정상화를 거쳐 새로운 협력 관계를 모색하는데 대해 아시아 나라들이 주시하게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열리게 되는 이번 일본 문제 국제 학술 회의는 주제로서 ①오늘의 일본 사회의 변화와 연속성 ②일본의 재등장과 「아시아」 나라들의 반응 ③일본과 아시아 국제 질서의 미래 등 세 가지가 채택되었다.
제1주제에 관해서는 일본 경제 분석·일본의 정치 경제·일본과 「아시아」경제 발전이 논의되며 제2주제에 관해서는 동남아에서의 일본, 강대국과 일본의 관계, 한·일 관계의 전망, 일본과 아시아 공동 개발 탐구가 논의된다.
전후 일본의 경제 체제·정치 체제 및 군사적 역경에 대한 분석과 일본이 추구하게될 외교 정책 방향이 다뤄지며 일본의 재등장이 내포한 각국의 반응, 심각한 갈등과 반목을 초래할 잠재적 요소들이 분석되고 보다 심각한 사태의 미연 방지를 위한 방향이 공동 모색된다.
아연은 이 회의에 앞서 지난 8월1일에는 『최근의 「아시아」정세에 대한 일본인의 견해』를 주제로 한 한·일 학술 세미나를 가졌었다.
67년 고려대 아세아 문제 연구소에 일본 문제 연구실이 설치되고 학문적 테두리에서의 일본 연구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갖게된 이번 대규모 일본 문제 국제 학술 회의가 외면적이고 형식에만 그치는 일본 연구를 탈피하고 주체적인 입장에서의 본격적인 인접 국가 연구 활동으로 발전되어야 한다는 것이 학자들의 기대다.

<주제 및 발표자>
▲오늘의 일본 사회의 변화와 연속성(전중정정) ▲전후 일목에 있어서의 사회·정치 변화와 아시아에의 영향(면관양치) ▲아시아 경제에 있어서의 일본(김정세) ▲내적·외적 균형 유지에 있어서의 재정 정책의 역할·일본의 경우(박영철) ▲전후 일본의 경제 체제(이형순) ▲일본 선거 제도의 개발 조사 (유종해) ▲일본의 정치적 변화(정희채) ▲일본 정당 정치 발전에 영향을 준 역사 조건의 연구(배성동) ▲동남 「아시아」에서의 일본 자본류인(샤·로널드) ▲경제 발전에 있어서의 일본의 역할(린·해·타트) ▲일본의 국제 경제 협력과 발전 경제(서상철) ▲아시아 발전과 무역을 위한 경제 협력에서의 일본의 역할(임영일) ▲장래 아시아 경제 발전에 있어서의 일본의 역할(홍원탁) ▲동남아와 일본의 과거와 미래(아부리부) ▲일본 동남아 정책(시야창) ▲동남아에서의 일본의 힘과 역할(「분사농·푸뇨자나」·「암폰·나바트르」) ▲「타일랜드」 외교에 있어서의 일본(이호재) ▲일·중공 평화 조약에 비춰본 일·중공 관계(찬·린) ▲미·일본 관계(곤곡불이) ▲한국의 일본 인식과 일본의 한국 인식(최정호) ▲전후의 한·일 회담 연구(이기탁) ▲일본과 남북한 경제 관계(서남원)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 재건(버햄자) ▲「아시아」나라들과 일본의 경제 관계(이찌무라·싱이찌) ▲일본은「아시아」 개발의 「모델」이 될 수 있나? (한배호) ▲「아시아」문제들에 대한 「아시아」인의 이해 중진(알피안) ▲일본의 국제 관계의 사회학적 배경(중근천기) ▲아시아의 미래(김경원) ▲70년대의 일본과 중국(에또·싱끼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