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마비치료 지압으로 가능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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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압으로 소아마비를 치료할 수 있다』-. 지난 15일 하오 중앙지압원 「팀」(회장 홍태수·원장 신현욱·서울 중구 을지로2가148의72)은 소아마비로 제대로 걷지 못하는 환자 5명에게 공개적으로 지압을 시술, 계단을 오르내리도록 하는 시범을 보였다. 이 시범을 통해 연구「팀」은 지압만으로도 소아마비를 어느 정도 고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날 가장 극적인 효과를 보인 환자는 김원서군(11·서울 성동구 행당동317). 왼쪽다리의 마비로 한 발짝도 떼지 못하던 김군은 단 10분 동안의 지압요법으로 약 10평의 방을 16바퀴나 도는 기적을 보였다. 생후 7개월째 소아마비를 앓은 이후로 자기 손자가 걷는 것을 처음으로 보게되었다고 김군의 할머니 박제옥씨(61)는 흥분과 감격으로 울음을 터뜨려 주위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다리에 힘이 없어서 걷지 못하던 최준영군(7·무학국민교1년)은 지압시술로 주위의 부축 없이 계단을 오르내리는 믿기 어려운 성과를 나타냈다. 다른 3명의 환자들도 김군이나 최군처럼 뚜렷하지는 않으나 약간의 효과를 보여 지압의 불가사의한 마력을 실증했다.
『지압요법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침구술과 마찬가지로 역사가 오래된 치료법이다』-홍 회장과 신 원장은 지압요법이 침구술과 비슷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단지 5백57군데의 경혈에 침을 꽂는 대신 지압을 시술하는 것이 다를 뿐이라는 것.
지압의 원리는 『밀폐된 용기에 압력을 가하면 어느 부분에나 동일한 힘이 미친다』라는 「파스칼」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파스칼」원리를 이용하여 체표면의 반사점을 누르면 기(생체「에너지」)가 발생한다. 이 기를 유도, 인체의 결손된 부위에 모으면 마비로 살이 빠지고 힘이 없어진 팔다리에 새로운 활력이 형성된다』-지압의 「메커니즘」에 대한 홍씨의 형이상학적인 설명이다.
홍씨에 따르면 소아마비환자에게 특이하게 작용하는 반사점은 <그림>에 표시된 바와 같이 14군데의 기혈. 물론 환자에 따라 반응하는 부위나 양상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이곳을 누르면 발생 유도된 기가 조화스럽게 분배된다』고 홍씨는 주장한다.
그의 주장은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으로 필요한 생체 「에너지」의 조화스러운 「컨트롤」』이라는 침술의 이론과 동일한 것 같다. 음양오행설의 기의 개념을 현대의학에서는 생체 「에너지」로 이해하고 있다.
소아마비란 「바이러스」가 척수에 침범하여 기의 균형과 조화를 깨뜨린 상태이므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체표면의 반사점(기혈)만 잘 찾아 정확히 누르기만 하면 흐트러진 기를 바로 잡을 수 있다는 홍씨의 설명이다. 따라서 척추가 완전히 망가지지 않은 환자라면 『소아마비 환자의 95%는 완쾌시킬 수 있다』고 그는 장담한 것. 매일 10분씩 2개월 이상 지압요법을 받으면 마비로 구부러진 자세가 교정되고 가늘어진 팔·다리에 살이 오르며 힘이 솟아 걸을 수 있게 된다는 것.
한편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중앙지압원의 성과에 대해 대부분 회의적인 반응이다. 이날 공개시술을 직접 지켜본 모 정형외과 전문의는 반신반의하면서도 일어서지 못하던 김군이 지압으로 걸음을 걷게되자 『거짓말 같은 참말』이라고 경탄했다. <김영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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