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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울프」 전기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영국의 저명한 여류소설가 「버지니아·울프」(1882∼1941)의 전기가 최근 그의 조카「퀜틴·벨」에 의해 출판되었다. 「버지니아·울프」는 널리 알려진 것처럼 「제임즈·조이스」「캐더린·맨스필드」와 함께 실험적인 「의식의 흐름」수법을 처음 시도한 작가로 유명하다.
비록 그의 작품이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비해 널리 읽히지는 않았으나 그의 문학이 영국문학사내지 세계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그가 가장 위대한 혁신적 작가가운데 한사람이며 그 자신의 상상력을 믿는, 그리고 그러한 환상을 해석하는 거대한 용기를 가진 작가이기 때문이다.
『「버지니아·울프」는 「미스·스티븐」이었다』로 시작되는 이 전기는 「버지니아·울프」가 문필가인 「레슬리·스티븐」의 딸로 태어나 대작가로 성장하여 죽음에 이르는 전생애를 비교적 깊숙이 파헤치고 있다.
「버지니아·울프」가 작가가 된 데는 그의 가정 분위기가 큰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그의 가정은 상류지식계급이며 가족들은 대체로 이상적이며 도덕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4명의 이복 및 이부형제들이 있었는데 그중 한 여자는 완전히 정신이상이었으며 「조지·더크워드」라는 오빠는 아주 잘생긴 남자였으나 늘 그를 못살게 괴롭혔다. 친남매로는 「토비」와 「아드리언」 두 오빠와 「바네사」라는 언니가 있었는데 오빠들은 공부하기 위해 늘 집을 떠나 있었으므로 「바네사」만이 그의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어 주었다. 「울프」가 처음으로 건강이 나빠진 것은 그가 13세 때 어머니가 죽고 나서였다. 그로부터 9년 후 그는 다시 건강이 악화되었는데 이것도 그의 아버지가 죽었기 때문이었다. 두 번 다 그녀의 슬픔은 광적인 것이었다.
이 무렵 오빠 「토비」는 「울프」의 친구를 만들어주기 위해 「케임브리지」친구들이며 유명한 문학 「그룹」「블룸스버리」「멤버」인 「리튼·스트래치」「클라이브·벨」「데스먼드·매카디」 등을 데려왔으나 「울프」는 별로 달가와하지 않았다(이들 중의 「클라이브·벨」이 「바네사」와 결혼했다). 「울프」가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바로 이때부터였다.
20대를 통틀어 「울프」는 무엇을 하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한가를 거의 알지 못했다. 그는 천천히 그리고 고통스럽게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때 쓴 작품이 첫 소설 『외계 항해』였으나 발표된 것은 훨씬 후인 33세 때였다.
「울프」는 애정이라든가 결혼이라든가 아이들 따위 같은, 그의 언니 「바네사」가 별로 힘들이지 않고 얻은 것들에 대해 그 자신은 절망적이라고 생각했다.
30세 때 마침내 「레너드·울프」와 결혼하게되자 그는 그 자신의 세계가 「섹스」가 없는 세계라는 것을 결론적으로 알게되었다.
이러한 그의 내면세계는 작품에서 그대로 되살아나 『「댈러웨이」부인』이라든가 『등대에』등 걸작이 나올 수 있었다.
30년대 후반기에 「바네사」의 아들 「줄리언」이 전장에서 죽고 친구 「스트래치」가 죽고 하는 일련의 사건들이 벌어지자 「울프」는 다시 신경쇠약에 걸리고 건강이 나빠져 남편 「레너드」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41년3월28일 「코트」주머니에 무거운 돌을 넣고 강물에 빠졌다.
이번에 새로 나온 「버지니아·울프」의 전기는 「바네사」의 아들인 「퀜틴·벨」이 그자신의 느낌과 그가 직접 곁에서 보아온 이모의 측면 그리고 여러 가지 자료들을 종합, 보다 정확한 「울프」의 내면세계를 파헤치는데 역점을 둔 것이다.

<「타임」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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