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수익률 높이자 … 업종 변경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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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건물 임대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입점 업종을 바꾸거나 리모델링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은 입점 업종을 변경한 뒤 임대수익이 50% 증가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

요즘 부동산 시장에서 투자자의 가장 큰 관심은 ‘임대수익’이다. 이전까지 부동산 재테크는 시세차익을 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부동산 가격이 잘 오르지 않자 매월 안정적인 수익을 얻으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임대수익률을 높이려는 다양한 방안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20억~40억원대 중소형 건물을 보유한 자산가 중에선 임대 여건 등을 점검하는 ‘건강검진’에 관심을 갖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임대 업종을 바꾸거나 건물 리모델링 등을 통해 수익률을 10% 이상 높이는 것이다. 빌딩관리전문회사인 콜드웰뱅커 케이리얼티 박대범 본부장은 “요즘 같은 시기에는 신규 상품 투자보다는 기존 상품을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안정적이고 실속 있는 투자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대 업종을 바꿔서 수익을 늘리는 것이 대표적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4층 건물(794㎡, 연면적 기준)은 입점 업종을 바꾼 후 임대료가 40% 증가했다. 이 건물 5개 점포 임대료는 종전엔 보증금 1억5000만원에 월 1658만원이었다. 이전에 세 들어 있던 간판제작업체·한식당·마사지숍 등을 카페·피부과·바(Bar)로 바꾼 후 현재 임대료 수준은 보증금 2억1500만원에 월 2628만원이다. 서울 광진구 중곡동 2층 건물(454㎡)도 1층에 치킨배달업체 대신 편의점을, 2층에 중식당 대신 학원을 들인 후 수익이 1.5배로 늘었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업종별로 받을 수 있는 임대료 수준이 정해져 있어 입점 업종만 잘 구성해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새 단장 후에는 임대료가 껑충 뛴다.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6층 건물(700㎡) 주인 김모(50)씨는 지난해 3억5000만원을 투자해 리모델링을 했다. 계단만 있던 건물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낡은 외관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현재 김씨는 임대료(보증금 3억원, 월 3150만원)를 이전보다 5배 많이 얻는다. 서울 강남구 서초동의 5층 건물(662㎡)도 1억5000만원 들여 리모델링 한 뒤 보증금은 2억에서 2억7000만원, 월세는 40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뛰었다. RB리얼뱅크에셋 전춘택 팀장은 “두 건물 모두 그간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3층 이상은 제대로 임대료를 받지 못했다”며 “2~3년 지나면 리모델링 비용을 제하고도 부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건물 관리 방식을 변경해 운영비를 줄이기도 한다. 대개 중소형 건물은 관리인 한 명이 상주하며 하자가 발생할 때마다 관련 업체를 부른다. 최근 건물전문관리업체가 늘어나면서 주차관리부터 청소, 시설유지 및 보수, 공실 관리, 법률 자문까지 월 100만~200만원에 제공하는 업체가 적지 않다. 박 본부장은 “관리인 한 명 인건비 정도면 임대료 연체 관리나 법률적인 자문 서비스까지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임대 업종을 바꾸거나 리모델링 계획이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해당 상권의 특성이나 건물 위치 등에 맞는 업종과 건물 설계를 찾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건물전문관리업체와 계약을 맺을 땐 사전에 별도 수수료나 추가 비용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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