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옴부즈맨 코너] ‘응답하라 1994’ 분석 기사에 절로 맞장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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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호 30면

12월 1일자 중앙SUNDAY는 요즘 연일 보도되고 있는 방공식별구역에 관한 얘기를 심도 있게 다뤘다. 가상 시나리오를 통해 동아시아의 군사적 충돌 위험을 실감나게 전해줬다. 그런데 독자들이 이미 알고 있다고 전제했는지는 모르지만 사실 가장 궁금한 것은 방공식별구역이 무엇이고, 누가 결정하며, 그 효력은 뭔지 하는 점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이 빠져 있어 아쉬움이 남았다. 이어도도 그렇지만 도대체 홍도·마라도는 왜 방공식별구역에 포함되지 않았는지도 궁금했다.

또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관련 행보를 소개하면서 동북아 군사력을 비교했는데, 현재 기준의 전력이 아니라 향후 개발될 것까지 포함하는 바람에 현실감이 조금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가운데 ‘채인택의 미시 세계사’는 제주 민요 ‘이어도사나’와 이청준의 소설 『이어도』 등을 소개하면서 이어도에 대한 우리의 감성을 자극해줘 눈길이 갔다.

이란 핵 협상 타결로 우리 기업들에 그동안 가해졌던 금지 조치가 풀릴지 살펴본 기사는 좀 성급했다는 생각이 든다. 기사 말미에서 소개한 것처럼 제재가 완전히 풀리기까지는 선결돼야 할 사안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이란경제인협회장 인터뷰는 대이란 제재로 인해 현재 우리 기업들이 겪고 있는 구체적인 피해를 잘 알 수 있게 해줬다.

지젠예(季建業) 중국 난징시장의 부패를 다룬 기사는 조정래의 소설 정글만리에서 접한 이야기를 실제로 확인하는 듯한 느낌을 줬다. 중국 관료들의 부패 문제를 전문가의 목소리를 통해 소설보다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 다만 사진 오른쪽에 그의 이력을 너무 크게 소개한 점은 옥에 티였다. 차라리 지젠예 시장의 관직이 높아지는 것에 상응해 내연녀와 주변 인물들이 부정하게 얻은 이익을 정리해 전달했으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싶다.

이제 본격적인 겨울로 들어서는 시점에서 온천에 대해 자세히 소개한 기사도 반가웠다. 우리나라 온천의 변천사와 온천의 종류 등에 대해 재미있게 알려줘 흥미로웠다. 온천이라고 하면 일본을 떠올릴 독자가 많을 텐데 일본의 온천도 소개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요즘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응답하라 1994’를 보면서 “맞아, 맞아” 하며 공감하곤 하는데 이번 호 S매거진에 실린 ‘응답하라 1994’ 분석 기사를 읽으면서 또 한번 “맞아, 맞아”를 외칠 수 있어 좋았다. 김혁의 와인야담도 재미있었다. 이번 호에서는 론 와인을 다뤘는데 서울 어느 골목에 있는 식당을 찾아가서 쪽갈비와 함께 론 와인을 마셨다는 이야기에 많은 독자가 침을 꿀꺽 삼켰을 듯싶다. 규방 문화에 관한 이야기도 기사와 함께 소개된 보자기의 디자인이 너무 놀라웠다. 그 색감과 질감을 더 생동감 있게 느끼기 위해 아이패드를 가져다가 모바일 버전으로 봤을 정도였다.



신현영 변호사. 2006년 이후 주로 기업 자문을 하고 있다. 컴퓨터·네트워크·통신 관련 기술 지식을 요하는 디지털 포렌식 분야에 관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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