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옷의 연아에 숨죽인 빙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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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가 6일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골든스핀 오브 자그레브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73.37점으로 시즌 최고 기록을 세웠다. [자그레브AP=뉴시스]

노란색 의상을 입고 돌아온 ‘피겨 여왕’ 김연아(23)는 2분50초 동안 빙판을 완벽하게 지배했다. 김연아는 6일 오후(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돔 스포르토바 빙상장에서 열린 제46회 골든스핀 오브 자그레브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로 73.37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기술 점수 38.37점에 예술 점수 35.00점을 받은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 점수는 올 시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최고 점수다. 아사다 마오(23·일본)가 지난달 ISU(국제빙상경기연맹) 그랑프리 1차대회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 세웠던 73.18점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당초 김연아는 내년 2월 소치 겨울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연기를 점검하는 중간 과정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김연아의 연기는 퍼펙트에 가까웠다. 그는 세 차례 점프를 모두 깔끔하게 처리했다. 은은하고 음악과 어우러진 절절한 표현력도 돋보였다. 지난 9월 입었던 오른발 부상 후유증도 없었다.

 이날 김연아는 노란색에 연둣빛이 도는 쇼트프로그램 의상을 입고 출전 선수 중 15번째로 링크에 들어섰다. 스티븐 손드하임의 뮤지컬 ‘리틀 나이트 뮤직(A Little Night Music)’에 삽입된 곡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김연아는 첫 점프부터 깔끔하게 성공했다. 링크를 넓게 활용해 긴 활주를 한 뒤 최고 난도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성공시켰다. 여자 싱글에서 가장 기본점(10.10점)이 높은 어려운 기술이다.

 이후 트리플 플립 점프를 성공한 뒤, 플라잉 카멜 스핀도 깔끔하게 연기한 김연아는 환상적인 이너바우어(몸을 뒤로 젖히는 기술)로 관객들의 시선을 홀렸다. 쇼트프로그램 마지막 점프인 더블 악셀에서 착지에서 다소 불안했지만 곧바로 중심을 되찾아 엉덩방아를 찧지는 않았다. 이후 상체를 뒤로 숙이고 다리를 들어 활처럼 휘게 하는 환상적인 레이백 스핀으로 연기의 절정을 이뤘다. 직선으로 이동하며 스케이팅을 하는 직선 스텝 시퀀스도 완벽하게 소화한 김연아는 깔끔한 체인지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김연아는 7일 같은 장소에서 대회 프리 스케이팅 경기를 치른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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