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 격려하는 감사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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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종필 총리는 12일 하오 신직수 법무장관·김용우 적십자사 총재·이보형「보이·스카우트」총재와 함께 인천소년원을 시찰.
의무실·숙소·도서실·교실·작업장 등을 둘러본 김 총리는 원생들에게『인생이란 기복이 많은 법이니 여기에서의 느낌을 항상 간직해서 어떠한 어려움이라도 이겨나가라』고 당부.
신 장관으로부터 이곳에 헌책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김 총리는 문교부와 협의해서 헌책을 수집토록 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원생들에게 연필과 공책을 선물했다.
수감기관의 솔직한 답변이 감사를 수월하게 넘기는 비결인 듯.
민유동 충남지사는 12일 내무위감사 반에 현황「브리핑」을 하면서 도정의 문제점을 스스로 제기하고 자가비판을 해 민병권 의원(공화)은『스스로 잘못했다는 데야 캐물을 것이 없다』고.
수해원인을 따지는 감사 반에 대해서도 지금껏 도백들이『심한 폭우 탓』이라고 했다가 행정기관의 책임을 끈질기게 추궁하곤 했는데 민 지사는 나석호 의원(신민)의 이 질문에 『예방이 소홀했고 하 상 정리가 안돼 있었던 탓도 있다』고 말해 가볍게 넘어갔다.
경기도의 손수익 지사도 같은「케이스」.
12일 농림 위 1반 감사 반으로부터 올해 추곡매상가격의 적정 선을 질문 받고 손 지사는 『작년보다 15% 오른 1만1백원 선은 되어야할 것』이라고 서슴없이 대답.
그러자 여-야 의원들은『지사들은 이 문제만 나오면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했는데 손 지사는 농촌사정을 생각하고 있고 생각하는 것을 서슴없이 말하는 소신이 있어 좋다』고 치켜세웠고『부임 3개월밖에 안되니…』라면서 그 밖의 문제도 가볍게 넘겨주었다.
서울시는『감사 때가 되면 동네북이 된다』는 한 간부의 푸념대로 5일=내무위, 12일=법사위, 18일=건설 위, 19∼21일=내무위, 20일=교체 위, 21일=보사위 순서로 집중감사를 받는다. 그러나 첫 타자로 나선 법사위감사는 수월히 넘어갔다.
정운갑 의원(신민·성동 병)은『광진교보수와 뚝섬내수처리에 시장의 특별한 배려가 있어야겠다』는 선거구 청탁.
시에 대한 추궁은 박한상 의원(신민)이 남산의 1만여 평을 개인에게 매각했다는 것을 들어 애국가를 인용하면서『야금야금 남산을 팔아먹어 소나무가 없어지는데 민족의 기상을 어디서 찾느냐』는 정도.
한편 부산시도 12일엔 건설·상공 두 위원회가 겹쳐와 위원회끼리 상·하오로 시간을 조정.
먼저 시작한 건설 위가 1시로 예정된 시간을 넘기자 상공위원들이 감사장에 나와『약속시간이 지났다』고 독촉을 해서 총총히 감사를 끝내게 했다.
12일 재무위감사 2반의 대구지방국세청감사에서는 8·3조치를 과격한 표현으로 비유한 이형우(신민)의원의 발언으로 여-야가 대립.
이 의원이 권태호 대구지방국세청장에게『8·3조치는 다수의 채권자가 소수의 채무자(기업인)를 살렸다는데서 홍길동·임꺽정과 같은 의적의 행위와 비슷한 것인데 청장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공화당의 엄기표 의원이『이 의원의 발언은 국회의원의 신분을 망각한 것』이라며 발언취소를 요구했던 것.
이 시비로 여-야 의원들이 논쟁을 벌이다 정판국 반장의 중재로 수습은 했지만 분위기는 시종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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