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수 실 사용권으로 승강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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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정 감사를 외면한 신민당 의원들의 대거 외유가 말썽.
농림위 소속의 천명기 김기섭 유제연 유갑종 김창환(반 진산계) 김상진(진산계) 여섯의 의원은 동남아의 농수산물 수출입 관계 정보 수집이란 명목으로 약 2주간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지아」등 7개국을 돌아보기 위해 1일 집단 외유에 나선 것.
이들의 외유로 농림위엔 신민당 소속 의원은 5명만 남게 됐는데 국회 주변에선 이번 여행이 떳떳치 못한 것인 데다 당 분규로 원내 지휘탑이 없는 틈을 타서 떠난 꼴이라고 비판, 신민당의 한 간부도 『당이 정상 상태라면 도중 귀국령을 내려야 할 중요 문제』라고 했다.
○…당권의 법정 싸움과 함께 국회 안의 대표위원실의 사용 문제를 둘러싸고 신민당의 진산계와 반진산계 사이에 승강이가 벌어졌다.
유진산 의원은 2일 아침 백두진 국회의장 앞으로 공한을 보내 『의사당 3층에 있는 당 대표위원 실을 사용치 않으므로 폐쇄해 주기 바란다』고 요망하고 대표 위원실 문에 『하인을 막론하고 사용을 엄금함』이라는 종이 쪽지를 붙여 놓았다.
백 의장은 공한 사본을 김홍일 의원에게 발송.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회보하고 대표 위원 실에서 반 진산 정무위원 간담회를 가졌는데 백 의장은 국회 사무처가 관여하지 않고 대표 위원실 사용 문제는 신민당 자체에서 해결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정재호 비서실장이 전했다.
○…김재광 총무가 사의를 굽히지 않음에 따라 신민당은 부총무단이 중심이 되어 잠정적으로 국회 일을 처리해 가기로 했다.
신민당의 부총무 3명과 상임위 소속 간사들은 2일 낮 시내 D음식점에 모여 김재광씨가 사의를 굽히지 않을 경우, 우선 부총무 중 최 연장자인 한건수 의원이 국회문제를 다루도록 의견을 모은 것.
한편 총무직을 사퇴한 김재광 의원에 대해선 김홍일씨 부처가 집으로 찾아간데 이어 1일 아침엔 김대중·양일동씨가 「뉴서울·호텔」에 초대해 아침을 함께 하면서 사의를 바꿔 총무를 계속 맡으라고 권했으나 확실한 대답을 않더라는 것.
그런데 금씨는 2일엔 반 진산파의 정무회의도 불참해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느낌.
○…「유엔」총회 참석 후 「워싱턴」에 온 김용식 외무부 장관은 방미 공식 「스케줄」의 마지막을 「로저즈」 미 국무 장관과의 「골프」시합으로 보냈다.
「로저즈」 장관의 초청으로 지난 토요일 「워싱턴」교외 「버닝트리·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에는 두 장관 외에도 김동조 주미 대사와 「그린」국무성 극동 담당 차관보가 참가하여 같이 「그린·필드」를 돌았다.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18「홀」 전「코스」를 돈 김·「로저즈」회합은 우연히도 무승부여서 무척 외교적(?)인 시합이 됐다고.
국무성 관리들과의 회담, 「프레스·클럽」연설, 「풀브라이트」상원 외교위원장과의 회담 등으로 바쁜 「워싱턴」체재를 한 김 장관은 2일 본국으로 출발했다.【워싱턴=김영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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