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창간 7주 기념 특별기고|80년대의 신문보도|소림여삼차<일 NTV 방송망 주식회사 취체역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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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중앙일보 창간 7주년을 충심으로 축하한다.
금년은 남-북한 공동성명, 뒤따라 남-북 적십자회담의 개최로 한국과 북한이 통일을 향해 첫 걸음을 내딛은 획기적인 해였다. 이러한 의미에서 신문의 역할이 한층 중대해진 것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
한민족의 염원인 남-북 통일의 길은 결코 평탄할 수 없고 수많은 기복과 곡절이 따를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처하는 신문보도의 책임은 확실히 무거워지는 것이다. 금후의 신문보도의 자세는 사회의 변화에 따라 여러 가지 면에서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는 이 지면을 빌어 80년대에는 신문보도가 어떻게 변화해할 것인가에 대해 사건을 말해볼까 한다.
작년에 나는 한국의 신문·방송계의 인사들과 의견을 나누었는데 특히 귀사의 윤전기시설을 보고 치하한 적이 있다.
나는 그때 한국의 신문이 일본의 신문과 문자만 다를 뿐 다른 점은 모두 똑같은 것을 알았다. 이 말은 한국의 신문이 일본의 신문과 동일 보조로 발전해가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현재 일본신문 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가정용「팩시밀리」나 전자계산기의 이용에 따른 자동화문제 등이 한국의 신문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의견을 말해 볼까한다.
유엔의 인구통계연감에 따르면 세계인구는 서기2000년께 에는 이미 현재 인구의 배에 다다를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한국의 인구는 일본의 인구신장률 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그때면 5천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 따라서 신문발행 부수도 대폭 증가될 것이다.
따라서 신문의 보급지역도 산업발전에 따라 현저하게 변화해갈 것으로 생각된다. 산업의 분산에 따라 지방도시의 교통망이 정비되어 현재 서울과 부산으로 집중된 신문보급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독자의 내용도 중-고등 교육의 보급으로 전혀 다르게 변화해갈 것이고 지적 수준이 높아지고 남녀격차가 좁혀지며 경제의 발달, 생산성의 향상은 질적으로도 변화해 갈 것이다.
경제가 풍요해지면 인간은 여가가 많게되고 물질적인 쾌락을 추구하는데 마음을 빼앗기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초기적인 현상이고 그 후에는 창조적인 능력을 존중해 인간성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게되는 것이다.
그렇게되면 교양적이고 질 높은 여가소비가 요청되리라는 것은 틀림없는 일이다. 이러한 의식의 변화에 대응하는 지식 및 정보를「매스·미디어」에 요청하게 되는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샐러리맨」이나 노동자에게 사회의 요구가 점점 더 높아지기 때문에 기술재교육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한편 가정주부도 실용교육을 요구하게되어「매스·미디어」는 이에 부응하는 기능을 요청 받게되는 것이다.
한편 교육수준의 향상, 지적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독자의 개별화에 대응하는 신문의 전문화현상도 예상되고 또 교통위성중계 등 통신수단의 발달로 국제정보나 해설이 많은 지면을 차지하게된다. 신문이「라디오」·「텔레비전」·잡지 등과 경합을 하게 될 경우 금후 정보량의 증대에 따라「페이지」수가 대폭 늘어날 것이다. 21세기의 신문은 평균 50페이지를 넘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게 되면 용지가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러면 여러 가지 원료를 활용하여 기술면의 개발이 추진되어「플라스틱」제 용지가 출현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할 수 있다.
또 신문의 제작기술면에서는 전자계산기에 의한 대조의 자동화·전자식자기·초고속전자인쇄 등이 채용될 것으로 생각된다.
가까운 장래 신문은 취재에서 발송까지 모든 공정처리에 전자계산기가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믿어진다.
현대는 정보혁명의 시대이다. 지금부터 20년 후, 30년 후의 정보량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불어날 것으로 확신된다.
현대와 같이 과학이 발달된 시대에 신문은 정치·경제·외교 등 넓은 문제에 관한 정보를 넓게, 그리고 깊게 전달해야할 요망을 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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