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포츠 중흥 위한 긴급동의(1)-학원 「스포츠」부터 재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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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소수 정예에 의한 금「메달」획득의 꿈은 허무하게 사라졌다. 일곱번 「올림픽」에 출전하여 처녀 출전한 북한이 간단히 얻는 금「메달」을 아직 못 얻은 것이다. 이것은 한국 체육계의 「올림픽」대책이 전연 없었다는 비난을 들어도 어쩔 수 없다. 이번 「올림픽」에서 동독의 분전과68년 「멕시코·올림픽」에서 은「메달」 2개에 그쳤던 「쿠바」의 「복싱」선수단이 이번 「뮌헨·올림픽」에서 금3 은1 동1 이라는 혁혁한 업적을 올린 것을 미루어 보아 「올림픽」대책 여하로 금「메달」을 딸 수 있는 것이 틀림없다. 참담한 전적을 교훈 삼아 금「메달」 불모지 한국에서 「올림픽」에 꽃 피우기 위한 한국 「스포츠」중흥 책을 긴급 동의한다.
「스포츠」의 성과는 「트레이닝」이 좌우한다. 그러나 아무리 과학적인 「트레이닝」을 시키려 해도 소질 있는 선수가 없으면 소용없다.
소질 있는 선수의 발굴은 어릴 때부터 실시해야된다. 그런 뜻에서 한국 「스포츠」의 백년대계를 위해 국민학교에서부터 출발하는 학원 「스포츠」정책을 세워 밑바닥부터 새 출발하는 것만이 한국 「스포츠」재건의 길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의견을 모으고 있다.
문교부가 뒤늦게 국민학교에 체육 주임을 두기로 한 것이 「올림픽」참패의 소득이라면, 국민학교에서 소질 있는 우수선수를 발굴하여 국가의 뒷받침 아래 과학적인 「트레이닝」을 시킬 수 있는 데까지 뒷받침 해주어야할 것이다.
장기적인 체육 정책이 때로는 차기의 「몬트리올·올림픽」을 희생시킬 수 있고 과감한 집중 투자가 「스포츠」계의 기존 질서를 파괴시킬 우려를 지니고 있으나 금「메달」의 갈증을 풀고 국위를 만방에 떨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희생과 손실은 감수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박철빈 경희대 체육 교수는 학교 체육의 강화만이 「스포츠」강화의 지름길이라고 못박았고 전 한국대표 농구 「팀」 「코치」김영기씨는 공부 안 하는 선수를 양성하는 학교 체육을 오히려 「스포츠」를 후퇴시키는 것이라면서 선수의 질적 향상을 아울러 내세운다.
학교에서 체육을 장려한 결과 많은 우수선수들이 발굴된다면 다음에는 대한 체육회의 강화 훈련이 또한 문제.
현재까지는 제한된 국고 예산을 31개 경기 단체에 고르게 쪼개주었으나 앞으로는 「메달」가능 종목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투자 대상 종목은 그래도 「복싱」·「레슬링」·역도 등 체급 경기에 같은 체질인 일본의 우승 종목인 체조와 수영 등이며 이들에 대한 장기 훈련만 효과적으로 실시된다면 앞날이 결코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체육 지도자들은 국내 선발대회에서 1위를 하면 국제 대회에 나갈 수 있다는 「매너리즘」을 과감히 탈피, 정확한 국제 정보에 따라 국제수준에 도달해야만 참가할 수 있다는 전통을 세워야한다.
김영기 씨는 10년이나 20년이 걸려도 이 목표를 향해 일관된 「스포츠」정책을 밀고 나가 그동안 국제대회 출전을 희생하더라도 실력 향상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러한 학원 「스포츠」정책의 실현에 발맞추어 체육계의 체질 개선도 급선무이며 체질 개선이 이루어진 후에야 「스포츠」도 발전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영기씨는 이번 기회에 체육계는 근본적으로 개편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열렬한 「스포츠·팬」인 이기건 내외문제 연구소 이사장도 『체육인들의 안일 무사주의가 「뮌헨」에서 이러한 결과를 낳은 것이며, 소신도 없이 그럭저럭 지내는 체육인들이 이 기회에 깡그리 물러서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체육인들의 정신 자세도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나 각 경기단체는 문호를 개방하여 경기인 출신은 기술문제를, 비 경기 인은 일반 행정을 맡도록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김용모 전 대한체육회 사무차장의 견해도 있다.
한국 「스포츠」계가 정부 예산에만 얽매이고 있는 오늘의 영역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 적극적이고 자율적인 운영을 모색하고 이에 종사하는 체육인들도 과거의 소극적인 안일 무사주의를 타파하고 소질 있는 선수 발굴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할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셈.
체육계의 합리적인 운영아래 학교 체육을 통해 발굴된 신인들에게 장기적이고 집중적인 투자를 제공한다면 「스포츠」불모지대에도 꽃을 피울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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