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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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아랍·게릴라」의 오륜파괴 악명 높은「아랍·게릴라」의 일파인『검은 9월』 테러단이 「뮌헨·올림픽」선수촌 「이스라엘」 선수단 숙소에 침입하여 피 비린내 나는 살상과 인질전을 벌여 올림픽을 중단시킴으로써 온 세계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시간 현재 테러범인들은 사살되거나 자결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도망한 자도 있어 이들 범인의 체포는 어렵지 않을 것 갈으나, 인질들의 안부가 걱정되고 있다.
그러나, 올림픽에 짙은 정치성이 개입되는 경향이 대두함으로써 생긴 이 같은 불상사는 어느 의미에선 필연적인 것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만 하더라도 북한의 이호준선수가 사격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한 말이 문제가 되었고, 로디지아의 참가 문제로 흑인들이 반봉하는 정치적 문제는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올림픽은 국가간의 경기가 아니고, 인종과 민족간의 친선경기인 만큼 구원을 일소하고 인류적인 친목과 화해를 달성하기 위하여 열리는 것이다. 그런데도 주로 공산국가들이 스포츠를 정치적 선동의 도구로 이용해 왔었는데 이게 아랍 세계의 민족적 감정이 이토록 참혹한 참사를 빚고 만 것은 서글프기 짝이 없다.
팔레스타인 특공대들의 테러행동에 대해서는 전세계가 이를 규탄하고 있으며 우리 역시 그들의 만행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구차스런 선수촌을 피로 물들이고, 올림픽 조차 일 시 중단하지 않으면 안되게 했다는 것은 그들의 주장이 아무리 옳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방법의 야만성에 온 세계인의 지탄을 받아 마땅하리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집트선수단들조차 이들의 행위에 격분하여 올림픽을 외면하고 철수한 것은 이해할 만한 일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이들의 테러행위가 동족들의 지탄을 받으면서도 끊이지 않는데 오늘날 세계의 고민이 있는 것이다.『블랙·셉템버』는「팔레스타인·게릴라」단체 중에서도 가장 극렬한 단체로 최근에 저지른 사건만도 서독의 발전기 제작공장 습격사건, 5월8일의 「사베나」항공기납치미수사건, 8월초의 「이탈리아」 트리에스트 유고 폭파사건 등이 포함되고 있다. 이들「게릴라」는 「레바논」수도 베이루트에 본태를 두고 있는 것으로 그동안 주로 여객기납치에 전력해 왔고, 일본적군과의 일원인 오까모도에 의한 넬라비브로드공항 총격사건도 이들의 소행과 연관된 것이었다. 특히 우려할 만한 것은 이들이 이스라엘에 구금된 2백여명의「아랍·게릴라」를 석방하라고 요구한 것을 볼 때 앞으로 언제 어디서 또 다시 이러한 참극이 재연될지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아랍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이들에게 그 복수심을 중화시키고 하루 빨리 적당한 토지에의 정착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임은 인도적 동제이라 할 수 있다.
사막밖에 없는「아랍」 각지에 오아시스를 만들어 이들에게 정착을 시키고 25년의 역사를 가진 이스라엘의 존재를 인정하여 평화공존할 수 있도록 세계는 함께 유도하여야 할 것이다. 중동의 불씨인 팔레스타인·게릴라문제의 해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한번 그 절박성이 강조된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실향민들의 고향찾기가 아무리 중요하다그 하더라도 세계의 성전인 올림픽에 피를 뿌런 테러행위는 철저히 규탄되어 마땅할 것이며, 인질들의 생환을 위하여 노력한 독일의 노고를 치하해 마지않는 바이다. 이번 독일경찰이 그들의 요구조건을 들어 주지 않고 사살한 조치는 인명의 피해는 컸으나 인질극이나 테러행위로써는 절대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과시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보아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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