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비접근 경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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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필리핀」공식방문을 위해 22일 「마닐라」에 도착한 김용식외무장관은 23일 상오 「로물로」 비외상과 제1차 양국 외상회담을 갖고 「유엔」에서의 협조문제, 「아스팍」(「아시아」태평양각료이사회)과 「아세안」(동남아 국가연합)의 제후문제, 일본의 대중공접근 및 「필리핀」의 대공산권 문호개방 움직임 등 국제정세에 관해 광범위한 협의를 가졌다.
이 회담에서 김장관은 남북공동성명 및 적십자회담의 배경을 설명하고 이러한 남북간의 대화성숙을 위해 올 가을 「유엔」총회에서도 한국문제 토의를 연기하도록 「필리핀」이 적극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로물로」외상은 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물로」외상은 「필리핀」이 중공을 비롯한 공산권과 교역 및 관계개선을 꾀하고 있는 입장을 설명했는데 김장관은 무역을 구실로 한 북한의 대「필리핀」접근책을 우리 정부가 경계하고 있음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양국외상은 두 나라 사이의 무역회담을 정기화할 것에 의견의 접근을 보였으며 「아스팍」과「아세안」의 제휴에 「필리핀」이 「이니셔티브」를 취해 줄 것을 희망하는 김장관의 요청에 「로물로」외상이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장관은 23일상오 「마르코스」「필리핀」대통령을 예방, 외국인에게 주는 비정부의 최고훈장을 받았으며 하오에는 「로페스」부통령도 예방하여 약 30분간 요담했다.
이보다 앞서 일하오 「마닐라」공항에 도착한 김장관은 기자회견을 봉해 한국정부의 단계적 통일정책을 재차 밝히고 남북연립정부수립은 고려치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김장관은 24일 제2차 한비외상회담을 갖고 「투야브」상원의장과 「빌라레알」하원의장을 예방한 뒤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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