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이재민 23만 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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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이재민>
서울시내 2백41개 이재민수용소에 수용된 이재민 23만9백38명은 학교교실이나 공장 창고 등 수용소바닥에 가마니와 물에 젖은 이불을 깔거나 덮고 악몽을 되씹으면서 당국의 구호의 손길을 바라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외국어대학에는 이문동 일대 이재민 1천5백여명이 외대별관 1, 2층 강의실과 복도의 시멘트 바닥에 가마니를 깔고 19일 밤을 새웠는데 20일 상오 동직원이 C레이션 1개씩을 나눠줘 허기를 채웠다. 외대 별관 앞 잔디밭에 젖은 옷가지를 널어 말리던 오보라씨(58·동대문구 이문1동88)는 『마치 6·25 피난시절을 연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호>이재민 1인당 5일분 밀가루
서울시 재해대책본부는 수용소에 있는 이재민 4천36명의 환자를 무료 진료하고 장티푸스 예방접종 8만6천8백96명 등 의료활동 이외에 이재민 1인당 5일분 3백g씩 소맥분 총34만7천8백56kg을 보내는 한편 라면 47만7천봉, 빵 52만5천개, 구호양곡 3백47t, 기타 식기·천막 등 2만1천6백여점을 전달했다고 밝혔으나 이날 현재 수용되어있는 23만여명(3만2천7백84가구) 이재민에 대해서는 충분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예방접종의 경우 23만명 중 약40%정도밖에 안되고 빵과 라면지급은 1인당 하루 빵 2개·라면 2봉지에 불과하여 지난 19일부터 각급 학교 등에 수용돼있는 이재민들은 대부분 서울시의 구호활동이 늦어지고 있다고 불평을 털어놓았다.

<복구>
21일 상오 9시부터 시작된 수해긴급복구작업은 각 시·도를 비롯한 산하기관의 전직원 이외에 경제기획원. 총무처·국세청·재무부·체신부 등 54개 정부 각 부처 직원 5천6백40명과 1백20명의 군인, 그밖에 경찰·예비군과 각급 학교 학생·시민들이 총동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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