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쇠현상은 예방할 수 있다|미 「오버리더」·「폴솜」박사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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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노인들에게 노령이나 노쇠는 과연 불가피한 것일까?
최근 「뉴요크」에서 열린 정신심리학자회의에 참석한 「맨해턴」의 정신과의 「오버리더」박사와 심리학자 「폴솜」박사는 노인들에게 심각한 문제가 되고있는 노령·노쇠는 불가피한 것이 아닐 뿐더러 미리 예방도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일반 젊은이는 물론 의학부문에 종사하는 의료원까지도 노인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또 노쇠현상을 어떻게 극복시켜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 여의사 「오버리더」박사는 노쇠현상이 단순히 신체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즉 일종의 감정적인 요인에 의해 작용되는 심리적인 문제라는 것.
잃어버린 젊음을 되찾으려하고 자신을 증오하는 것이 노인들에게 가장 위험한 신호인데 여기에 기억력까지 상실하게 되면 이를 보통 노령의 문제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노인들은 보통 인격을 가진 한인간으로 취급되기보다는 도움을 받아야하는 대상으로 간주되기 일쑤이다. 가족들도 노인을 지나치게 염려하는 경향이 있어 노인들은 심리적인 압박감을 느끼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지난 10여 년간 노인문제를 연구해온 「폴솜」박사는 77세 된 「존·심프슨」이라는 환자를 예로 들었다. 『처음 진찰을 시작했을 때 그가 머지않아 사망하리라고 가족들이 추측할 만큼 그의 건강상태는 좋지 않았다. 거의 3개월 동안 그는 몸을 움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먼저 한자를 가족과 떼어놓고 이름·날짜·시간 등을 반복시키는 작업을 한 뒤 차차 간단한 운동을 시켰다.
치료한지 3개월 후 환자는 건강이 회복되었으나 가족들은 계속 휴식을 권고했다. 그러나 결국 환자는 정원손질을 한다거나 냉장고를 수리하는 등 일을 함으로써 완전히 회복되었다. 』이 환자의 경우처럼 노인들은 자신이 아무 쓸모 없는 존재라고 무시당하기 시작하면 무의식의 세계로 자신을 던져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폴솜」박사는 지적했다.
이런 현상은 대체로 중년기부터 시작된다. 젊은 시절에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꿈이 컸던 사람일수록 노령의 문제가 많이 일어난다. 또 화나는 일이 있어도 참거나 자녀나 남편 또는 아내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지 않았을 때 더욱 심하게 된다.
그러므로 화가 나거나 두려울 때는 스스로의 감정을 감추려 하지 말고 자신의 감정을 직시하는 것이 예방책이라고 「오버리더」박사는 결론짓는다. 자신에게 걱정을 끼치거나 실망시키는 자녀에 대한 감정, 상사에 대한불평, 남편이나 아내에 대한감정을 나쁘든 좋든 간에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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