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주는 '셀프 선물'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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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회사원 정한솔(31·여)씨는 최근 백화점 연말 세일을 맞아 프랑스산 화장품 세트(로션·폼클렌징·에센스·클렌징 오일 등)를 큰맘 먹고 구입했다. 이 제품은 가격이 70만원 내외로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올해 ‘잇 아이템(꼭 갖고 싶은 상품)’으로 꼽힌 상품이다. 정씨는 “불경기라 1년 내내 아껴 쓰고 허리띠를 졸라맨 나 스스로에게 상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말을 맞아 자신에게 선물을 주는 ‘셀프 선물’이 인기다.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26~27일 남녀 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본인에게 연말 맞이 선물을 줄 의향이 있는가’라고 질문한 결과 응답자 대부분(96%)이 “나 자신에게 선물하겠다”고 답했다. “다른 사람을 위해 선물을 사겠다(72%)”는 답변보다 24%포인트 높은 수치다. 성별로는 여성 응답자 중에선 97%, 남성은 94%가 ‘셀프 선물’을 하겠다고 답했다.

 연말 선물로 고른 품목도 예년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명품백(22%)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고 프리미엄 패딩(20%), 화장품·향수(15%), 구두(7%), 지갑·벨트(7%)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연말 선물로 생각하는 다이어리, 장갑·스카프, 와인·샴페인 등은 5%에 그쳤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 여성이 화장품·향수(23%)를 가장 선호했고 20대 남성은 IT기기를 꼽았다. 30대 여성은 프리미엄 패딩, 30대 남성은 IT기기를 가장 많이 꼽았다. 40대 여성은 명품백(30%), 40대 이상 남성은 지갑·벨트와 명품구두를 선호했다.

 적절한 선물 가격대로는 절반 가까운 응답자(46%)가 ‘30만~50만원’을 꼽았다. ‘100만원 이상’이라는 답변도 10명 중 1명(10%)꼴로 나타났다. 정승인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전무)은 “경기침체뿐 아니라 사회적인 스트레스로 올 한 해 국민 대부분이 힘든 시간을 보낸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신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건 사실 반대로 다른 사람에게 선물을 받고 싶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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