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의 월남 신문들 벌금 예치제에 상장 인쇄 결의… 3년간 백3회 압수 당한 신문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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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주초 「사이공」 야당지 「다이·톡·톡」과 「부트·탄」지가 자진 폐간했다. 9일엔 전국 신문의 이틀간의 전면 휴간 계획이 월남 신문 발행인 협의회에 의해 발표됐다. 앞으로 발행되는 신문엔 「검은색 상장」이 인쇄되리라고도 한다.
최근 「티우」 대통령이 서명한 언론 규제법에 따라 월남 언론이 겪고 있는 홍역이다.
①벌금·부채를 위한 보증금으로 신문 발행인은 2천만「피애스터」(50만「달러」)를, 잡지 등 정기간행물 발행인은 l천만「피애스터」를 정부에 예치할 것 ②9월 4일까지 이행 않으면 자동 폐간된다. ③검열로 두 번 압수되면 군재 결정 때까지 정간된다.
이상은 『난립한 신문·잡지를 통합하기 위해』 「티우」대통령이 계엄령 하의 비상 대권으로 취한 조치이다.
「사이공」에서 발행되는 신문은 44개(월남어 26개·중국어 14·영어 3·「프랑스」어 1개). 발행 부수 6만부 이상의 신문은 6개, 나머지는 1만부 전후이며 3천부 정도의 신문도 있다. 예치제로 문닫을 신문이 절반은 될 것이란 예상이다.
그렇지 않아도 월남 언론은 크게 규제 받아 왔다. 69년12월 언론법 공포 이후 거의 전 신문이 『안전과 공안 질서 유지 위반』으로 형사재판도 없이 압수 당한 경험을 갖고 있다. 「틴·상」지가 1백3회, 「랍·트루옹」 35회, 「디엔·팁」 33회, 「단·추모이」 30회 등 백전노장의 경력들이다.
앞으로는 군사기저하·범죄 행위 교사 등의 보도에 대해 군재에 회부, 1백만∼5백만「피애스터」벌금과 중노동형이 부과된다. 그리고 공보상은 『정부 비판 자유는 보장한다』고 말하면서도 『월남군의 공식 발표 이외의 보도는 국가 안보를 해치는 것』이란 모순 당착된 단서가 붙어 있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예치금을 안내면 문닫아야 하는 것은 범법 이전에 처벌부터 받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 언론의 반응이다.
잘못된 현실을 광정하는 것보다는 잘못된 현실을 반영하는 언론의 거울을 깨뜨리는 편이 수월하다는 근시안적 편법이 또 한번 휘둘러지는 예를 여기서 본다.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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