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야구 판도 바꾼 「집념의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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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우리 나라 야구 지도가 넓어졌다.
군산상고의 우승은 야구 불모지인 호남에서 상대 「팀」 없이 혼자 훈련했고 「팀」 창설 5년에 불과했으며 관록을 자랑해온 영남세와 서울세가 집요하게 도사려지고 있는 관록 있는 대회에서 처녀 우승이라는 점등에서 보다 값진 영광으로 평가되고 있다.
군산상은 이 대회에서 4번을 싸워 오면서 경기마다 손에 땀을 쥐는 극적인 「플레이」를 보였고 위기를 맞을 때마다 냉정과 침착을 잃지 않은 공격에서는 찬스를 득점과 연결시키는데 다소 아쉬운 점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무난했다.
왕년의 명 투수 최관수 감독이 이끈 이「팀」은 작년 체전에서도 우승하여 저력을 보여줬었다.
오늘의 영광은 최관수 감독 지위 아래 하루 5시간씩 17명 전원이 고교 특유의 「스태미너」 배양에 역점을 두고 맹훈련한 보람으로 볼 수 있다.
이 승리는 모든 여건이 불비된 고장에서도 훈련에 따라 전국을 제패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어 영광은 스포츠계의 영광으로 보아도 과장은 아닐 듯.
최 감독은 소감에서 『준준결승인 인천고와의 경기가 가장 어려웠다. 이번도 두번째 어려운 고비였는데 9회 말 상대「팀」「마운드」가 불안한 걸 알자 번트 작전을 버리고 맹공격을 쓴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야구 「팬」들은 군산상의 우승이 광주·전주 등 호남의 다른 도시에도 자극이 되어 호남세가 계속 고교 야구 정상급에 머물러 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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