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대비한 철통 진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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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주월맹호부대가 새로 작전지역을 맡게 된 19번 도로상의 ○○기갑대대 작전현황을 돌아보았다. 아직 이렇다할 접적상황은 없었으나 앞으로 기습공격 해 올 가능성이 있는 적의 동태에 견고한 대비를 강화하고 있었다.
중부 월남 안케읍의 외곽지대를 굽이쳐 흐르는 송바강 상에 가로놓여있는 길이 2백m의 20번 교량은 전략요충 안케읍의 발로 관문이다. 보행은 절대 금지되고 반드시 차로 통과해야 하는데 이 다리로 수비하는 기갑연대 ○○대대 9중대 ○○소대 병사들은 다리 양쪽에 경비초소를 마련하는 작업에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지난4월 한국군이 피의 접전 끝에 개통시킨 아케협로에서 서쪽 40㎞지점에 있는 안케 협로 보다 2배나 높은 망양고지가 있고 그 서쪽은 월남군의 관할지역이다. 이곳까지의 8백 평방㎞는 맹호가 새로 맡은 지역인데 이세호 사령관은 도로경비가 주임무이며 전술책임은 없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미군이 전선으로부터 계속 발을 빼는 추세에 있는데 반해 하발 더 나아가 책임지역을 확대한 것은 사실상의 작전지역 확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대대장 최상철 중령의 말대로 자기 부대의 주된 임무가 『19번 도로를 경비하는 것이며 일정한 시한이 지나면 위치로 복귀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엊그제까지 『우리 장병의 희생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 또 장비부족으로 현 책임지역 밖으로의 이동은 절대로 않겠다』고 공언하던 것에 비추어 보면 상당한 거리의 수정이 된다.
이 지역은 전에 미군이 주둔한 일은 있으나 한국군이 오기는 처음. 그래서인지 주민들은 한국군에 호기심에 찬 눈길을 보내는 것 같다. 이제까지 퀴논-플레이쿠 간을 잇는 19번 공로지역은 맹호가 이동하기 전만 해도 월남군 47소대가 책임 맡고 있었는데 이들은 빈딘성의 실지 회복작전에 동원되고 그 진공을 메우는 것이 한국군의 이동 동기가 된다.
이 지역은 고원지대라 안개가 자주 끼며 비가 자주 온다. 이 지역 안의 공산군은 주로 베트콩으로서 약2백명 정도이고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공산군은 주변의 월맹정규군 공병특공대대가 있다. 월맹정규군은 직접 활동하지 않고 주로 베트콩이 준동하는데 맹호부대가 이동한 후에도 아무런 움직임을 아직까지는 보이지 않고 있다. 대대장 최 중령도 『7월1일 부대이동 후 8일 현재까지 공산군과의 접전은 한번도 없었다』고 한다.
이곳 마을의 평정도는 비교적 높은 곳이라고 한다. 민사심리전 요원인 고명희 병장의 말에 의하면 한국군인들은 지나가는 월남민간인 차량에 손을 흔들어 우호감을 앞장서 보이고 있으며 한국군을 처음 보는 이들은 처음엔 극히 무표정하다가 며칠이 지난 지금엔 이쪽의 우호정신을 알아차리고 저쪽에서도 손을 흔들어 답례를 한다고 한다.
또 대대장 최 중령은 얼마전 서울의 자기 처로부터 보내온 『관광한국』이라는 책3권을 안케 군수와 지방군 책임자에게 나누어주었더니 한국이 그렇게 발달했느냐면서 몹시 부러워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또 중대기지에 태극기를 올리니 플레이쿠에 살고있는 약간명의 한국 민간인이 지나가다 아주 반가와 했으며 어떤 미군병사는 지나다 일부러 한국군기지에 들어와 자기도 한국에 있었다면서 기뻐하더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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