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학술원상 인문과학 부문 수상 김동화 박사 <동국대 대학원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72년도 학술원부의 인문과학 부문 공영상 수장자인 김동화 박사(70·동국대 대학원장)는 평생을 불교 연구로 살아온-즉 일본 입정대학의 전문부 시절부터 50년간 불교의 참뜻을 밝히는데 바쳐 온 이다.
그는 자기의 수상이 고려말이래 배척만 받아 온 불교를 우리 사회가 처음으로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증거인 것으로서 해석했는데 불교계 인사로서 사회로부터 수상되기는 처음인 것 같다.
이조시대의 박해는 말할 것도 없지만 고려말부터 불교 서적을 불태우라는 유생들의 상소가 나타난다. 『불교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배척하기만 했던 정치권력에 대한 반동으로 오히려 불교의 체계적 연구에 의욕이 생겼다』고 그는 설명한다.
진진응·박한영·서진하·권상노·김포광 등 그의 선배·동료들이 이루어 놓은 불교 연구의 업적도 그는 잊지 않는다.
그러나 이렇다 할 만한 중견·신진의 불교 학자들이 지금 없다는 점을 그는 매우 안타까와 한다.
우수한 불교 연구자가 드물다는 것은 「한국 불자」의 전체적인 토양·배경이 신통치 못한데도 책임이 있다. 『한국 불교는 혼미 상태에 있어요. 어떻게 길을 잡아 나갈지 모색하는 운동도 없어요.
「중의 공사에 목베는 일없다는 우리말도 있지만 그 동안 중들이 사람의 목을 많이 베었지요. …종단 싸움 이래로….』
스님들의 싸움이 현상적으로 나타난 것들을 보면 그것은 「승려의 마음」이 아니고 「속인의 짓」이라는 설명이다.
그런 뜻에서 그는 「옳은 수도자」 「진실한 학문 연구자」가 나오길 기대하면서 후진 양성에 진력하겠다는 것이 오직 소망이다.
종파 불교의 자기 주장들에 싫증난 김 박사는 그 동안 불교의 원류·주 조류를 찾는 길에 나서 주저 『불교 교리 발달사』를 「프린트」본으로 내놓았다. 이는 곧 인쇄본으로 출판될 예정.
이 연구의 부수 작업으로 「구사론」 「유식 철학」 「불교학 개론」「원시 불교 사상론」 「유심 사상 발달사」를 냈고 우리 나라 처음의 「한국 철학 사상사」 강의를 모아 「삼국 시대 불교 사상」을 발표했었다. 앞으로의 연구 과제는 「고려·조선의 불교 사상」
『목탁 소리나 절이나 중이 불교는 아닙니다. 불교의 진수는 처음부터 「인간」을 문제삼고 「인간의 깨달음」을 내세웠던 점에 있지 않아요. 역사상 가장 일찌기 「인간」을 중심으로 했던 불교를 사람들에게 잘 이해시킬까 하는 것이 내 일이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