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 천에 원폭환자 진료소 세워|「일핵평화국민회」협력으로 결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한국의 원폭피해환자들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 일본인들이 힘써온 보람으로 경남 합 천에서 원폭환자 전문진료소가 4개월 후에 문을 열게 되었다. 합 천 원폭환자진료소는 일본 핵 병기 평화건설국민회의의장「무라까미」씨와 한국원폭피해자 구조협회(서울 중구 인현동135의4·회장 신영수)의 공동노력으로 열매를 맺게 된 것이다.
「핵평화국민회」는 작년 10월 동회소속「우찌노」씨 등 일본인 원폭환자 전문의 4명을 파견, 서울과 합 천에서 환자 2백52명을 진료할 때 처음으로 이 진료소 개설문제를 꺼냈다.
전문의와 진료소가 없어 원폭환자들이 치료를 못 받고 있는 실태를 알고 동회의장「무라까미」씨가 지난 4월초 내한, 보사부와 구체적인 협의를 갖고 한국의 의사들을 초빙, 수련시키고 진료소를 세우기로 한 것이다.
보사부는 합 천 보건소장 정창성씨(32·서울대 의대 졸)를 원폭환자진료소의 소장으로 결정, 정씨는 일본문부성의 초청으로 오는 19일 도일,「히로시마」대학 방사능 의학연구소에서 4개월 동안 원폭피해자 치료에 관한 의술을 연구하게 된다.
합천원폭환자 진료소는 현 보건소시설을 확장하여 쓰고 의료기구와 약품을 일본에서 지원받아 무료로 환자들을 진료하게 되는데 보사부는 이 진료소가 성공을 거두면 서울과 지방등지에도 진료소를 세울 방침이다.
일본에는 현재 원폭피해자 32만6천37명에 지정의료기관 2백88개소, 일반병원 3만3백82개소인데 비해 한국에는 피해자·6천3백69명 (미 등록자 8천여 명 추산)이나 국가의료혜택은 전혀 없는 형편이다. 합 천에는 서울 다음으로 1천5백70명의 원폭피해자가 살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