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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부터「구강보건주간」|국내외 치과의학의 오늘과 내일|어수철<경희대학교의대부속 치과병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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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9일부터 제27회「구강보건주간」이 시작된다. 아직도 전국민의 99%가 충치 등 구강질환을 갖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면 외국의 실정은 어떤가. 다음은 최근 14년간에 충치 등 구강질환을 40%나 줄이는데 성공했다는「스위스」에서 10년간 치과의로 종사하다 돌아온 어수철 박사의 국내외 치과의학의 오늘과 내일에 대한 글이다.
인류의 조상들이 서기 이전에 치아질환을 겪었다는 것은「미이라」의 잔해에서 증명된다. 옛날「바빌로니아」사람들은 이미 서기 2천년 전에 통증이 있는 치아를 연고로 충전한 바 있어 이를 설형문자로 후세에 전했고 또 고대「이집트」인들은 치통의 처치와 움직이는 치아의 고정 법에 대해 이미 서기 1천5백년 전에 기록으로 남겼으며 서기 9백년 전의 유해에서는 금과 송아지 이빨로 만든 가공의치를 볼 수도 있다. 또 옛 희랍인들은 치통에 대한 연구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로마」사람들은 치통은 충치에서 원인 한다 했는데 이 같은 주장은 18세기에 이르기까지 지속됐으며 기타 치아의 건강유지라든가 충치치료에 관한 문헌으로서는『Artzney』라는 책이 1천5백30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한편 치과의란 명칭은 18세기초에 외과의로부터 갈라져 나온 데서 그 근본을 두고 있으며 「포샤르」(불인)는 현대치과의학의 창시자로 최초의 전문서적을 썼는데 그를 통해 과거의 충치발생에 관한 이론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세균학·화학 그리고 생물학 등과 같이 치의 학도 일반의학에서 분리되어 비로소 독립적인 학문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 뒤 현재까지 약1세기 동안에 치의 학은 기초와 임상의 두 분야에 걸쳐 급속도로 발전을 거두어 왔으며 선진국가에서의 치과의학은 과거의 치료중심의 치과가 점차 예방치과로 옮겨가는 단계에 들어섰다.
그러나 구미에서의 치과임상은 아직도 구태의연하다고는 하지만 자라나는 어린 세대에 대한 구강보건관리는 조직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예를 들면 내가 살던「스위스」의 경우 충치나 치 주위 조직질환의 이 환율은 1956년의 97%에 비해 지난1970년에 약 57%로서 40%의 감소를 나타내고 있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여러 가지 예방 및 치료조치의 큰 성과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1967년의 통계를 보면 6백만 인구를 헤아리는「스위스」국민이 그해에 종종 치료를 위해서 4천2백50만「달러」(약 1백70억 원)를 지출했다고 하는데 이 금액은 전국 결핵환자 치료비의 배나 된다는 것이다. 이 금액은 전「스위스」치과의 2천3백 명에 대한 1인당 수입 약 1만8천5백「달러」에 해당되는 것이다. 이같이 국민의 경제적 부담이 커짐으로 해서 한때 치과의들의 지나친 호경기가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스위스」「취리히」주 보건성은 무엇보다 충치를 없애기 위한 연구에 착안(56년)하여 충치연구소의 재정적 뒷받침을 하기에 이르렀다. 또 이 연구소는 실험을 통해 직접 임상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실적을 올리는데 전력을 기울인 나머지 현재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연구「팀」으로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이 같은 연구「팀」의 인적구성에는 기초연구에 종사하는 치과의사 외에 역학과 통계학, 생화학, 화학, 세균학, 그리고 전자현미경을 통한 병리조직학 등에 걸친 전문연구원이 필요하게 되며 여기에는 여러 가지 최신 연구시설과 실험동물의 충분한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충치만 해도 연구가 진전됨에 따라 외국선 우리 나라에서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각도에서 해석하기에 이르렀다. 즉 치아표면에 부착된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엷은 태(막)에서 충치는 시작되는데 당류가 이때에 서식하는 세균들로 하여금 굳어 뭉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되며 한편 세균은 아주 끈적거리는 태의 증식을 촉진시킴으로써 비용 해 성「글루켄」이라는 물질을 조성하게 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음식 속의 탄수화물이 이 같은 태에 침투하면 입안의 세균에 의해 당 분해가 되는데 이때 생기는 유기산이 치아표면의 석회질을 탈회(실질결연)시켜 충치가 발생하게 된다. 이래서 이를 구석구석까지 깨끗이 닦아야 하는 것이다.
오늘날 구미의 치과임상진료는 보존 보 철 구강외과 소아치과 치 주 병과 그리고 교정치과 등 6개 과로 구분되어 있으며 그밖에 진단과 와 X선과가 있어 치과대학 부속병원에서는 각각 전문과 별로 환자를 치료한다. 뿐만 아니라 치과임상의 새로운 직종으로 2년 제 대학과정의 교육을 받는 여자 구강위생사가 있어 그들은 주로 구강 안의 여러 질환에 대한 예방과 계몽을 맡아보고「스켈링」을 하는 등 치과의의 충실한 조역이 되고 있다. 환자는 6개 윌 간격으로 재 진찰의 약속을 하게 되는 것이 통 래 이며 대개 그때마다「스켈링」을 반복하게 된다.
구미의 통계에 따르면 국민 2천명에 치과의 1명의 비율이 최적하다고 보고 있는데「스위스」는 아직 2천6백대 1로서 치과의의 부족을 완전히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 나라는 인구 약 3천2백만 명에 대해 치과의수 2천3백 명 즉 1만4천대1이다.
한편 65년의 통계를 보면「스위스」국민의 97%나 되는 환자가운데 5%만이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은 그 나라 국민의 구강보건에 대한 인식이 어떤가를 알 수 있다.
물론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 나라의 10배가 넘는 3천20「달러」나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얼마 전 발표된 한국 구강보건협회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 나라 청소년의 건 치자는 0·43%밖에 안 된다고 한다. 즉 99·57%는 충치 및 치 주위 조직질환을 갖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스위스」의 예로 본다면 우리도 치과의학에 대한 국가의 지원, 치과연구여행 국민의 호응 등에 의해 반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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