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구인난|가사부·안내원·노무자 등의 일손이 달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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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요즈음 서울 등 도시에 품삯일꾼 등 일보직종의 저임금 근로자를 구하기가 힘들어 기업체와 가정에서 구인난에 부딪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농가들이 몰려들어 도시의 잡역 등 일손이 메워졌으나 올 봄부터 농촌에 일손이 많이 돌아가 노동의 수요와 공급이 새 양상을 띠게 됨에 따라, 서울의 경우 68년 유료직업안내소가 개설된 이래 처음으로 일부직종의 노동력의 공급이 수요를 못 따르는 실정에 이르렀다.
7일 노동청에 의하면 서울시내 1백19개 유료직업소개소에서 지난해 1년 동아 가사부(식모), 영양사, 조리사, 접객업소종사원, 판매원, 안내원, 노무자, 기타 등 모두 7만8천3백41명, (여자 7만1천4백59명, 남자 6천8백82명)의 취업을 알선했으나 매월 각 직종의 구인자보다 구직자가 2배에 가까웠으나 올 들어 1·4분기 집계결과 올 봄2월부터 가사부, 안내원, 단순 일용노무자의 경우는 구직자가 구인자의 수보다 모자라 직업안내소에서는 사람이 없어 수요의 절반밖에 취업알선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지난2월의 경우 서울시내 1백19개 직업안내소에는 모두 8백75명의 노무자(여자 3백15명)를 구해달라는 구인요청이 있었으나 6백46명(여자 2백53명)밖에 구직자가 안 나타나 취업조건을 절충 끝에 취업이 알선된 사람은 겨우 3백54명이었다.
가사부의 경우도 구인요청이 1천4백52명(여자 1천3백49명)이었으나 구직자는 1천2백56명뿐이었고 49명의 남녀 안내원을 구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으나 구직희망자는 32명밖에 안됐다.
3월에 들어서도 모두 4백32명의 노무자의 구인요청이 있었으나 구직희망자는 3백12명뿐이었고 안내원구인 1백20명에 구직자가 83명, 영양사 및 조리사 6백13명 구인에 구직자가 3백97명으로 사람이 모자랐다.
노동청은 서울·부산·대구 등 도시에서 계속 노무자·안내원·가사부 등의 구인난이 날로 더해가고 있다고 밝히고 작년 1월부터 3월까지 모두 1만9천4백여명을 서울시내 직업소개소에서 취업알선한데 비해 올해 같은 기간에 2천여명이 떨어진 1만7천4백여명 밖에 취업알선을 못한 것은 구직자가 그만큼 줄어든 때문이라고 보았다.
한편 이같은 구인난은 직업안내소의 창구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데 동대문 제3직업안내소(소장 이봉래)의 경우 작년만 해도 월1백70∼1백80명의 구직자가 모여들어 구인과 구직의 비율이 1대2쯤 되어 사람이 남는 실정이었으나 올3월 이후부터 구직자가 부쩍 늘어 구직자 1명에 구인자 2명 꼴로 사람이 모자라고 J산업·G산업 등에서 일당 5∼8백원의 일용노동자를 1∼2백명씩 요청해 오고있으나 사람이 없어 그 반밖에 취업알선을 못하고 있다.
중구40 직업안내소도 H건설등 단골대기업체 3∼4개 소에서 요즈음 하루에 3∼4명씩의 날품일꾼을 보내달라고 요청해왔으나 사람을 구해보내지 못해 거래가 끊겨질 정도라고 한다.
이같은 구인난 때문에 작년 말에 비해 임금이 가사보의 경우 1천원이 올라 6∼7천원, 사업장 날 품삯이 7백원에서 8백50원, 식당여급 월 임금 4천원(숙식제공)에서 5천원 등으로 올랐고 직업소개소의 소개비가 구직자 부담에서 구인자 부담으로 넘어갔으며 직업안내소에서는 구직자 유치를 위해 취업알선「서비스」 개선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실정이다.
노동청 직업안정 관계자와 서울직업안정협회(협회장 이대봉)측은 이같은 구인난의 큰 원인을 ①생산업체가 늘어나 고용추세가 높아진 데다가 ②도시에서 날품으로 지내던 이농가들이 새마을 사업으로 농촌의 날 품삯이 도시임금에 못지 않게 올라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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