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28일 신당 공식화 … 1년 만에 민주당과 또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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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오는 28일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다. 안 의원실은 22일 기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안 의원은 정치세력화와 관련해 11월 28일에 직접 말씀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23일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양보한 지 1년 만에 민주당과의 경쟁을 다시 시작한 셈이다.

 안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양당제를 기초로 한 정치권의 한계를 지적하고 그 처방으로 제3세력의 필요성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3일 국가경영전략연구원 강연에서 “양당제에선 두 당이 평행선을 달리다 어느 순간 양극단으로 갈린다”며 “사회의 각종 이해갈등을 조정하는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양당제보다 다당제가 적합하다”고 말했었다. 더불어 안 의원은 신당 창당을 전제로 한 독자세력화의 방법과 일정을 공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안 의원이 지난 4월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후 ‘안철수 신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20%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민주당 지지율보다 10%포인트가량 높은 수치다. 광주를 비롯한 호남에서도 안 의원의 지지율은 민주당을 압도하고 있다.

 민주당에선 벌써부터 안 의원을 견제하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범야권은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해 통합해야 한다”(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 “둘이 나뉘면 필패”(정대철 상임고문), “야권분열 부르는 안철수 신당 반대”(486 이인영 의원) 등 안철수 신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의 로드맵을 제시할 계획을 짜고 있지만 신당 작업이 순탄하게 굴러가고 있진 않다. 그의 측근인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준비할 일이 많아 연내 신당 창당은 힘들다”고 말했다. 민주당 주변에서도 “중량급 후보를 영입하고 조직을 꾸리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안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신당’ 혹은 ‘창당’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안 의원은 이날 부산 여성단체 초청 강연에서 "그날은 창당을 선언하는 날이 아니다”라며 모호한 표현을 썼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창당준비위원회 구성 등 창당 작업이 본격화돼, 내년 2~3월에는 지방선거에 나설 후보를 결정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정확한 창당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발언의 이면엔 안 의원의 고민이 담겨 있다. 지방선거 전에 신당을 창당하면 서울을 포함한 광역에서 모두 후보를 내야 하는 부담이 있는데, 이렇게 되면 박원순 시장을 포함한 야권 전체와 일전을 치러야 한다. 그래서 안 의원은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는 창당준비위를 발족하고, 이를 베이스캠프로 후보를 영입해 경기도지사·부산시장·광주시장 등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한편 안 의원은 23일 있을 원조 친노(노무현계)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한다. 기념회에는 문재인 의원 등 친노 인사뿐 아니라 김한길 대표 등 당 지도부도 참석한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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