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범 순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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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치안국은 도시 뒷골목의 방범 활동을 강화하고, 특수 지역의 치안 질서 확립을 기할 뿐 아니라, 봉사하는 경찰로서의 「이미지」를 심기 위해 「사이카」로서 24시간 근무하는 방범 순찰대를 전국 도시의 경찰서 단위로 상설 운영키로 하여 16일 그 발대식을 가졌다.
발대식에서 김 총리는 치사를 통해 『경찰관은 총력 안보 체제의 확립에 역행하고 국민 생활을 침해하는 모든 사회악과 불법·부조리를 제거하는데 진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방범 순찰대의 역할은 건전한 사회 기풍을 수립하는 하는 것이라고 격려했다고 한다. 이날 이 방범 순찰대의 전국 대장도 앞으로 이 방범 순찰대는 시민들의 친애하는 벗으로서 방범뿐만 아니라, 무엇이든지 대민 봉사의 역할을 맡을 심부름꾼이 되도록 노력함으로써 국민들이 가졌던 나쁜 경찰상을 일신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찰이 이처럼 방범 순찰대를 설치하여 그 장비를 기동화하고 24시간 대민 봉사 활동을 벌이게 된 것은 이제까지 고작 사법 경찰의 임무에만 골몰하였던 경찰상을 일신, 그 운영 방향을 보안 경찰로 혁신하려는 것으로 그 성과에 대해 큰 기대를 걸게 하는 것이다.
새로 발족한 방범 순찰대의 임무는 서울의 330수사대와는 또 달리, 「사이카」에 구급 약품과 망치·못 등을 갖춘 봉사함을 비치하여 허술한 광장·대문 등에 대한 손질, 서민의 민원 신고와 처리 협조, 행려 병자 등 상질자에 대한 구급 조치, 미아 가출에 대한 보호 조치 등 대민 봉사 활동에 역점을 두는데 있다고 했는데 바로 이 점이 우리 경찰의 보안 경찰로의 전환을 지향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의 실정은 경찰 인력이 인구에 비하여 현저하게 적으며 그 업무량도 과다하고 봉급도 적기 때문에 이들에게 봉사 정신이 결핍한 경우에는 자연히 오직에 말려들기 쉬울 것이다. 따라서 과거에는 경찰관이 마치 오리의 상징처럼 생각되기 쉬웠고,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라 민중의 몽둥이로 불려왔던 것도 어느 면에서는 불가피한 일이었다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요즘 당국이 경찰상의 일신을 위하여 많은 부정 경찰관을 도태하는 대신 청렴한 경찰관들을 대량 표창하는 등 신상필벌로 경찰 기강 확립을 추구함으로써 최근 들어 경찰상에 약간의 변모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이번 새로 발족한 방범 순찰대도 바로 이 같은 경찰상 일신 정책의 한 표현이라는 점에서 그 장래를 촉망하고 싶은 것이다.
경찰 본래의 목적이 범죄 예방과 어김없는 범인 체포를 통해 법질서를 지키는데 있음은 더 말할 것도 없지만, 오늘날의 경찰은 그밖에도 믿음직스런 대민 봉사의 일꾼으로서의 큰 사명이 있는 것이다.
이 점, 새로 발족한 방범 순찰대가 관내 주민들의 대문에 대한 손질과 민원 신고의 대서 등까지 하겠다고 나선 것은 그 인적 자원으로 보아 상당한 무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어쨌든 기대를 걸만한 일이다. 그러므로 범죄의 격증은 더 말할 것도 없고, 그밖에도 교통량의 폭주, 예비군 동원, 병사범 처리, 행정 지원 등 날로 과중한 임무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경찰로서 이러한 봉사 업무를 다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그들에 대한 근본적인 처우 개선책 등을 아울러 강구함으로써만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지난번 방범 순찰대 훈련 중에도 「사이카」승용자의 필수품이라 할 철모를 사주지 않아 전복 사고로 순직한 경관까지 있었던 것을 감안할 때, 이들 방범 순찰대들이 충분히 활동할 수 있는 예산이 지급되어야 할 것이요,
「사이카」를 위한 유류비와 수리비 등도 충분히 영달되어야 할 것이다.
경찰이 예방 경찰과 봉사 경찰로 면목을 일신하게 된 것을 환영하면서 경찰관들은 가일층 노력하여 사회 기강을 바로 잡는데 헌신 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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