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물 없는 동물원 문 열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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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부산 어린이대공원 내 동물원 ‘더파크’의 내년 4월 개장에 비상이 걸렸다. 동물원의 각종 건물 공사는 큰 차질이 없지만 동물원의 핵심인 동물을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어서다.

 21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진구 초읍동에 짓는 더파크의 공정률은 지난달 말 기준 75%다. 더파크는 시행사 ㈜더파크의 자금난으로 지난 8년간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9월 시와 더파크, 시공사 ㈜삼정기업이 동물원 정상화 협약을 하면서 지난 4월 공사가 재개됐다. 동물병원과 사파리 관리동, 동물 우리 등의 공사가 착착 진행 중이어서 내년 4월 공사 완료에는 별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문제는 각종 우리에 들어갈 동물의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 부산시 등은 애초 123종 428마리의 동물을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지난달 말 현재 구매 완료된 동물은 얼룩말 등 포유류·조류 43종 280마리다. 동물원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코끼리·기린·낙타 등 대형 동물은 아직 마땅한 구입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동물을 관람객에게 공개하려면 완공된 새 우리에 넣어 수개월간 적응기간을 거쳐야 해 실제 개장에 차질이 우려되는 것이다. 특히 전체 123종의 동물 가운데 파충류와 조류가 86종에 달해 대형 동물을 선호하는 일반 관람객의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시 여운철 공원유원지재정비추진단 사무관은 “현재 일부 동물의 확보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개장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동물원의 면적이 작다 보니 대형 동물보다는 소형 동물 위주로 동물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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