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경기 중계하니 팬층 다양해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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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양해영

-프로야구 성장이 너무 빠르다는 우려도 있다.

 “경제위기 이후 5년간(2000~2004년) 관중이 연 200만 명대로 떨어졌다. 이때 오히려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중계권 협상을 할 때 최우선 조건은 돈이 아니라 전 경기 중계였다. 이 과정에서 프로야구 팬층이 다양화됐고 효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 프로야구는 충분히 체력을 키웠다.”

 -호황의 혜택이 FA 등 일부 선수에게만 간다는 지적이 있다.

 “메이저리그에 연봉 1000만 달러 선수들이 있지만 마이너리그엔 형편없는 월급을 받는 선수도 많다. 우리 야구는 제도적 장치가 잘돼 있다. 팀당 보류선수 65명뿐 아니라 신고선수(연습생)까지 최저연봉(2400만원) 이상을 주고 있다. 또한 구단이 숙식과 훈련 환경을 제공한다. 경쟁에서 이겨 성공하는 건 선수의 몫이다.”

 -인프라 문제가 심각하다.

 “광주와 대구는 새 구장을 짓고 있다. 수도권이 더 걱정이다. 잠실에서 한국시리즈를 하는데 2만5000석은 턱없이 적다. 프로야구를 공공재 개념으로 봐줬으면 좋겠다. 대기업들이 프로 출범 후 30년 이상 누적적자를 감수했고, 이제 좀 수익이 나려 하는데 지자체·시민단체의 협조가 없다는 건 아쉬운 일이다.”

 -넥센·NC 등의 소유구조가 불안정하다 .

 “2008년 현대를 인수할 기업이 없었을 뿐 그런 일은 되풀이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구단 운영을 하다가 시장논리에 의해서 안 되면 빠져나가면 된다. 행정 하는 입장에서는 넥센과 NC가 참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본다.”

 -올림픽 정식종목 제외, WBC의 부진 등은 위험요소다.

 “올해 WBC에서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지만 정규시즌 관중이 644만 명이었다. 5월까지 추운 날이 너무 많아 지난해 동기보다 90만 명 적었을 뿐 이후엔 사상 최고 관중(715만 명)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많았다.”

 -류현진 때문에 메이저리그 인기가 높아졌다.

 “야구에 전혀 관심이 없으실 것 같은 어르신들이 류현진 얘기를 하시더라. 프로야구의 잠재적 팬들이다. 이대호가 일본에서 잘해도 우리 팬들은 프로야구를 본다. 우리 야구 수준이 많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KBO가 그리는 프로야구의 미래는.

 “5년 내에 10구단 체제가 안정돼야 한다. 퓨처스(2군) 리그의 활성화, 아마추어의 체계적 육성을 이뤄내야 한다. 더 길게는 MLB.com처럼 KBO.com이 통합 마케팅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게 과제다.”

 -야구와 축구는 공존할 수 있나.

 “상대가 있어야 자극을 받고 자만에 빠지지 않는다. 둘 다 잘되면 삶의 질 향상에 함께 기여할 수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야구 흥행이 큰 지장을 받았지만 2006, 2010 월드컵 때는 그렇지 않았다. 파이를 놓고 경쟁하는 관계는 아니라고 본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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