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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색하는 「통화다각 조정」효과|스미소니언 합의 후 두달-국제통화 재조정 가능성 커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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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작년 12월18일의 「스미소니언」합의에 따라 각국 통화의 다각조정이 이루어진지 2개월밖에 안된 지금 벌써부터 국제통화 재조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개국 장상회의가 주요국 통화의 새 환율을 결정할 당시만 해도 구주 및 일본 등의 반응은 『대미국「달러」환율을 지나치게 절상한 것이 아닌가』하는 것이었으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오히려 반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조정 후 1개월에 벨기에 플랑은 이미 기준율을 돌파(1월10일)했으며 지금은 서독 마르크, 프랑스 프랑, 네덜란드 길더, 일본 엥 등 주요국 통화가 모두 기준을 오버하고 있다.
특히 「벨기에」 「프랑」은 공정환율이 기준율에 비해 2.25%나 높아 변동폭 상한선에 도달했고(2월16일) 자유시세는 2.29%로 이를 돌파했으며 이밖에 ▲네덜란드 「길더」=2.23% ▲서독 마르크=1.85% ▲일본 엥=1.45%로 각각 상한선에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통화동요는 미국제 수지의 대폭 적자가 적어도 2년간은 계속 되리라는 전망이 일반화한 때문이다. 그러나 2월초 파리에서 열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제3작업부 회의는 ①원래가 통화조정 직후에는 절상국의 교역조건이 호전, 일시적으로 절상국의 흑자가 확대되며 ②이번 경우는 절상국이 경기정체 단계에 있기 때문에 절상의 수출「드라이브」가 증폭됐다는 특수사정이 가세한 것으로 분석, 당장 미국의 국제수지적자를 크게 우려할 것은 없다고 결론지었다.
이것은 결국 미국 경제의 회복을 확신하고 각국이 국내경기회복에 전력을 쏟는 것이 급선무라는 얘기가 되지만 앞으로의 통화정세가 기대한 것처럼 움직일 것인가는 문젯점이 많다.
즉 미국의회에 제출된 금 가격 인상안의 처리가 늦어질 경우를 비롯해서 ①미국이 「스미소니언」이후에도 통화조정효과를 상살하는 적자재정과 저금리 정책을 펴고 있으며 ②「달러」교환성의 회복전망이 전혀 서지 않는다는 점들이다.
물론 미국의 적자재정과 저금리 정책이 중기적으로도 통화불안의 요인이 되느냐에 대해서는 올해 미국의 경기전망이 선진국 중 가장 밝기 때문에 이견이 많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가 올해 하반기 들어 급속히 회복되고 구미 금리 차가 축소된다 하더라도 조그만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각국의 외환시장이 그때까지 견딜 수 있을 것인가와 미국 및 다른 나라의 「인플레」진행 속도의 차이, 미국의 경기가 회복될 경우 수입이 증가하여 적자폭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 등은 미국의 국내경기 제일주의가 중기적으로도 통화파란 요인이 된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다. 한편 달러의 여부 결성 회복문제는 코널리 재무장관이 『바보 같은 짓』이라고 일축한데 비추어 당분간 기대할 수가 없다.
따라서 교환성이 없는 달러가 매력을 잃어 외환시장에 몰려나오면 각국 중앙은행은 이를 매입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각국은 미국에 대해 IMF등의 기구를 통해 「스몰·컨버티빌리티」안(미국 경상수지적자를 교환성 있는 상대국 통화 또는 SDR등으로 결제하는 것)을 제안했지만 이것마저 거부당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각국은 작년의 통화파동을 재연하지 않기 위해 매력 없는 달러를 계속 매입해야 하나 이것이 장기화 할 때는 개입저지-변동환율제-각국에의 파급-통화재조정이 따를 위험성이 있는 것이다.
서독의 현금예탁법안, EC통화통합, 단자규제 움직임 등 주요 각국은 자위 수단을 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스미소니언」에서 도대체 무엇이 변했다는 것인가』하는 의문이 각국 통화당국자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다. 【일본경제신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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