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장선 "손실 최소화" 가 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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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주가가 속절없이 떨어져 개인투자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증시의 바닥과 반등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고, 이에 따라 마땅한 투자전략을 찾기가 힘든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면에선 이익을 염두에 두기보다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패 전술'을 찾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 자산운용은 방어적으로=약세장이 계속되면서 최근 1년간(52주) 최저가를 경신하는 주식이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다. 지난 5일 거래소시장에선 1백75개(전체의 21%) 종목이, 코스닥시장에서는 3백4개(35%) 종목이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처럼 하락 종목이 무차별적으로 나오는 상황에서 수익률을 유지하려면 어떤 종목을 팔고 사야 할지 막막하다는 투자자들이 많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우선 포트폴리오(자산구성) 중 주식과 현금을 50%씩 나눠 위험을 분산시키고, 향후 반등을 감안해 최근 급락장에서 많이 떨어진 우량주를 보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거래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에 주식수가 적은 중소형주는 배제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교보증권은 6일 자사주를 취득해 주가 부양에 나서는 종목이 방어전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는 현금성 자산이 많으면서 주가가 기업의 내재가치를 밑도는 것으로 평가되는 일성신약.동방아그로.경동보일러 등이 자사주를 취득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장기투자자라면 배당주로 눈길을 돌리는 것도 방법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주당 순이익 전망치 등을 근거로 S-Oil.중앙건설.포항강판 등을 배당 유망주로 추천했다.

◆ 초단기 매매는 자제해야=국내 증시엔 코스닥 종목을 대상으로 초단기 매매를 통해 수익을 올리려는 투자자들이 많다. 하지만 지금처럼 대부분 종목들이 하향 추세를 보이면 단기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개인투자자들은 올 들어 지난 5일까지 코스닥시장이 약세임에도 KTF.국민카드 등을 많이 샀다. 그러나 개인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주가는 같은 기간에 평균 23% 떨어져 코스닥지수 하락률(15%)보다 낙폭이 컸다.

◆ 손절매 과감하게=바닥권을 점치기 어렵다면 일정한 손해를 감수하고 주식을 매입가 이하로 파는 '손절매'기법을 써야 한다. 본전 생각에 얽매여 손절매 시기를 놓칠 경우 손실폭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에 일정한 손절매 비율을 정해놓고 이를 충실히 지키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보통 기관투자가들은 원금 대비 10~20%를 손절매 비율로 정해둔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단기 투자자들은 3%, 중기투자자들은 10~15% 정도를 손절매 비율로 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 최종 판단은 기업수익성으로=전문가들은 현재 주가 수준이 이익전망치 등 기업가치에 비해 싼지 비싼지를 매매결정.종목선택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김종국 투자정보센터장은 "실적에 비해 단기 수급이 나빠지면서 떨어진 주식들이 많다"며 "짧게 보면 이라크 문제가 진정됐을 때 유가안정을 계기로 수익 모멘텀(상승여건)이 생길 종목들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장의 변동폭이 커졌기 때문에 한두 종목을 한꺼번에 대량으로 매매하는 '몰빵'투자는 극히 위험하다고 전했다. 분할 매도.매수를 해야 주머니를 한꺼번에 털릴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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