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블린양, 영 내상에 폭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사생아를 임신하여 영국 정계의 주목을 끌었던 「버너디트·데블린」 (23) 처녀 하원 의원이 지난 31일 하원 의사당 안에서 내상에게 달려들어 폭행을 가해 다시 한번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사건은 이날 의회에 출석한 「리지널도·모들링」 내상이 지난 30일 밤 북 「에이레」의 「런던데리」에서 발생한 반정부 폭동에 정부군의 발포로 13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한 사건의 진상 조사를 위한 답변에서 정부군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자 북 「에이레」 출신인 「데블린」 양이 울분을 참지 못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데서 발단.
그녀는 단숨에 「모들링」 내상 앞으로 달려가 왼손으로 내상의 머리채를 움켜잡고 멋있는 「라이트·후크」를 가한 다음 연달아 4차례나 뺨을 후려쳤다.
너무나 날쌘 그녀의 이 기습 작전에 「모들링」 내상은 물론 다른 동료 의원들도 미처 손쓸 새가 없었다고.
마침내 4명의 남자 의원들이 달려들어 간신히 뜯어말리기는 했으나 장내는 한동안 소요를 금치 못했다.
처녀 의원의 기습 작전에 봉변을 당한 「모들링」 내상은 『나는 내 손녀딸에게 자주 머리채를 잡힌 적이 있기 때문에 별로 아프지가 않았다』고 소감을 말했지만 그의 뺨에는 빨간 자국이 한동안 남아 있었다.
「데블린」 의원의 폭행 사건에 일부 의원들은 징계를 주장했으나 「로이드」 의장이 이를 묵살, 즉각적인 아무런 조치도 가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의회는 「데블린」 양의 폭력에 감동을 받았는지는 몰라도 이날 「런던데리」 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특별 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통과시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