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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세상] 봄나물 맛있게 먹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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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봄나물 대령이오."

요즘 장보러 나가면 자주 듣는 외침이다. 눈을 돌리면 푸른 봄나물이 판매대 위에 가득하다. 달래.냉이.쑥.씀바귀.두릅.원추리.취.봄동.돌미나리….

봄나물에는 생명력이 있다. 언 땅을 헤치고 나왔기 때문에 온실 속에서 자란 다른 푸성귀와 비교할 바가 아니다. 아삭아삭 상큼한 맛은 잃었던 입맛을 되살리고, 코끝을 자극하는 풋내는 노곤한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그렇다고 큰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다. 천원짜리 지폐 몇장 꺼내 들면 장바구니가 봄나물로 가득 찬다.

특별한 요리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흙을 털어 조물조물 몇차례 손놀림만 하면 바로 푸른 식탁.초록 밥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서둘러 봄나물을 식탁으로 불러들이자.

서울의 세종호텔 한식뷔페 '은하수' 조리사 박경애씨로부터 봄나물 요리 몇 가지를 추천받아 맛있게 만드는 법을 배워봤다.

박씨는 "봄나물을 고를 때 잎이 여리고 연하면서 색이 짙고,만졌을 때 부드러우면서 습기가 많은 것이 좋다"며 "뿌리는 너무 크거나 억세지 않아야 아작아작 씹는 맛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똑같은 나물이라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서 맛이 확 달라진다"며 '봄나물 손맛내기 칠계명(七誡命)'을 소개했다.

하나, 가능한 한 양념을 아껴야 한다. 양념을 많이 하면 나물의 향과 맛을 잃어버릴 수가 있다.

둘, 익히는 시간은 최대한 줄인다. 나물을 데칠 때 너무 오래 익히면 씹을 때 물컹거린다. 끓는 물에 재빨리 데쳐서 찬물에 헹궈준다.

셋, 쓴 야채는 살짝 데쳐서 사용한다. 풋마늘처럼 매운 맛이 강한 것도 마찬가지다. 쓰고 매운 맛 때문에 봄나물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넷, 데친 숙채보다 생채를 이용하는 것이 더 맛있다. 숙채는 익혀서 간을 했기 때문에 생채보다 향이나 신선함을 느낄 수 없다. 봄나물은 아무래도 신선함과 상큼함이 최고다.

다섯, 해물이나 멸치 육수를 이용한다. 봄나물을 넣어 된장찌개나 국을 끓일 때 진한 맛의 고기 육수보다는 시원한 맛의 조개.홍합.새우.멸치 등의 육수가 잘 어울린다.

여섯, 나물을 깨끗이 손질한다. 익혀서 먹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여러 가지 불순물이 묻어 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먹기 직전에 조리한다. 미리 요리를 해놓으면 색깔이 변해 신선해 보이지 않고 맛도 현저히 떨어진다. 무침이나 생채는 더욱 그렇다.

정리=유지상 기자

봄동나물=찬 성질을 가지고 있어 열이 많은 사람에게 좋으며 변비와 피부미용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재료=봄동 2백50g, 순무 40g

▶양념 재료=고춧가루 1과3분의1 큰술, 멸치액젓 3분의2 큰술, 다진 마늘.생강즙.통깨 약간

▶만드는 법=봄동은 어슷하게 썰고 순무는 껍질을 벗겨 채를 썬 뒤 양념으로 버무린다.

돌나물 생채=돌나물은 신맛이 있어 식욕을 촉진한다. 간염과 간경화증에 효력이 있다고도 한다.

▶재료=돌나물 2백50g, 미삼 50g, 대추채 2개분

▶양념 재료=식초 2큰술, 참기름 1큰술, 설탕 2큰술, 소금.통깨 약간

▶만드는 법=돌나물과 미삼은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다. 섞은 양념으로 버무린다.

생취나물=신선한 맛과 진한 향이 일품. 식이섬유가 많아 장(腸)기능에 효과적인 건강식품이다.

▶재료=생취 2백50g,훈제 햄 50g

▶양념 재료=들기름 3분의2 큰술, 소금 1과3분의1 큰술, 다진 마늘.통깨 약간씩

▶만드는 법=생취는 깨끗이 손질하여 데치고, 훈제 햄은 채를 썰어 양념장으로 버무린다.

냉이나물=봄나물의 대표주자. 단백질의 함량이 높으며 위장에 좋고 간의 해독작용을 돕는다.

▶재료=냉이 2백50g, 새송이버섯 2개

▶양념 재료=된장 1과3분의1 큰술, 고추장 2분의1 작은술, 다진 마늘.참기름.통깨 약간씩

▶만드는 법=냉이는 손질하여 데치고, 새 송이는 채 썰어서 데친다. 섞은 양념으로 버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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