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방범생업 「붐」|잦은 도난 예방이 기업생명 좌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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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최근 미국에서는 경비회사, 전자경보기제작회사에서 경비견훈련소에 이르기까지 이른바「방범산업」이 활기를 띠어 미국인들은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많은 돈을 지출하고있다.
미국의 각종 기업체에서는 외부로부터의 도난방지뿐 아니라 자체 안에서의 도난사고도 부쩍 늘어「방범」의 실적여하가 「업무실적」못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뉴요크」의 「미시」백화점등 대규모 백화점에서는 경비담당자가 전역으로 반탁되는가 하면 「뉴요크」시의 전 경찰국장을 비롯, FBI(연방수사국)의「베테랑」들이 대거이들 기업에서 주가를 올리는 판국이다.
항만시설과 운수회사 등에서도 방범에 신경을 쓰는 것은 백화점 못지 않다. 특히 보험회사에서는 계약회사의 방범대책을 게을리 했다가는 도난보험으로 다산할 지경이므로 이들 계약사의 경비시설 점검에 최대의 역점을 둔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유수한 산업으로 「보안」이라는 새로운 부문이 등장하고 있다. 5년 전 미국을 통틀어 1천여 정도이던 방범기구 제작회사가 현재는 「웨스팅하우스」를 비롯, 7천여 사에 이르고 있는 것이 이러한 현장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71년 한해동안 「뉴요크」에서만 7만4천 건의 강도사건이 있었는데, 이중 70∼80%가 미해결로 각 회사는 사고를 미리 막기 위해 경비시설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경비기구 중 대규모적인 것으로는 적외선장치로, 도둑이 들 경우 자동적으로 경찰에 연락이 되는 경보장치에서 여자혼자 있는 방에 침입하면 최루 「개스」가 방사되어 나오는 장치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이다.
도서관에서도 해마다 장서의 0.5%씩 이나 도난 당하고 있어 책표지 안쪽에 전속판을 붙여 입구에서 전파에 반응시키는 방법까지 등장하고 있다.
범죄가 가장 많은 「뉴요크」에서는 방에 들어가려면 열쇠를 다섯 개 이상 써야하는 「아파트」가 수두룩하다. 따라서 새로운 열쇠를 고안하여 거부가 된 사람도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이들 도난방지 기구보다 더욱 효과적인 것이 경비원. 경비회사는 최근 5∼6년간 두배 이상 늘어난 4천개 소 이상이 되고 있다. 「디트로이트」시의 예만 해도 1백개 이상의 경비회사가 밀집하여 경비원의수가 5천2백명의 경찰관 수 보다 훨씬 많다.
정부나 공공단체에서도 민간경비원에게 건물의 보안을 의뢰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핑커튼」을 비롯, 일류 경비회사의 규모가 엄청나게 불어나고 있다. 또 「뉴요크」시의 「맨해턴」과 「브루클린」에서는 경비견 훈련학교가 번창하고 있는데 위탁받은 개의 훈련은 물론 1백 마리 정도의 경비견을 한 달에 1백25 달러의 요금으로 빌려 주는가하면, 개 짖는 소리를 녹음한 「테이프」를 2「달러」에 파는 등 1년에 50만 「달러」이상을 거뜬히 벌어들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은행·증권회사 등에서는 건물을 신축 할 때 근본적으로 방범중시의 설계를 하는 경우도 많아 국방·외교·우주관계의 위탁연구기관으로 이름난 「랜드·코포레이션」등에서도『이제부터 「보안」은 유망산업의 하나』라고 평가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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